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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의 치유하는삶] 18. 시한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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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7-18 13:44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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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의 치유하는삶] 18. 시한부는 없다

황선 : 자주시보

음력 5월은 친정아버지 생신이 있는 달입니다. 

해마다 매실을 딸 때쯤, 서울에서도 바삐 지나다가 여기저기서 청매실을 내놓고 파는 것을 보면 아버지 생신이 다 됐구나, 생각하곤 했습니다. 

 

친정 마당엔 앵두며 들쭉, 매실, 감나무 등 과실수가 많았습니다. 

아버지는 조치원에서 제법 큰 복숭아 과수원집 막내아들이었고, 그 덕에 할아버지를 여의고 그 후 큰아버지께서 그 많던 과수원과 전답을 하나하나 처분하기 전까지 우리 집은 늘 과일만큼은 풍족한 편이었습니다. 

그런 영향인지, 아버지는 공직에 계시느라 서울 생활을 하실 때도, 퇴직 후 낙향하셔서도, 마당에 과실수를 꼭 챙겨 심으셨습니다. 

 

그러던 친정아버지는 꼭 7년 전 7월, 이 즈음에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그 얼마전 부터 속이 자주 쓰리고, 특히 자다가 배가 아픈 일이 잦아 동네 병원에 갔더니 소화제와 위벽 보호제를 처방해 주어 한참을 복용했다고 했습니다. 

약을 장복해도 증세가 나아지지 않자 대전의 을지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했는데 결론이 그랬습니다. 

의사는 당장 항암치료를 하지 않으면 6개월 정도 남았다고 이야기했고, 우리 가족은 눈물바람을 하며 서울의 현대아산 병원으로 올라와 항암치료를 시작했지만, 항암 한 사이클 만에 암은 더 번져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한 순간부터 치료에는 어떤 흥미도 보이지 않으셨고,  오직 편하게 빨리 돌아가실 생각만 하셨습니다. 혹시 정신을 잃더라도 연명치료는 절대로 하지 말라셨는데 그 와중에도 평소 사지 않던 연금복권을 보일 때마다 사곤 했습니다. 사업하느라 얻은 빚도, 남겨질 가족들도 걱정하셨던 모양입니다. 

아버지는 항암제 투약도, 그렇다고 마지막으로 한번 해 보자며 가져다드린 이런저런 약제나 주사약, 뜸 치료 같은 것도 다 거부하셨습니다. 다만, 어느 병원에서 돌아가실지 고르셨고 돌아가신 후에 장례를 어디서 할지, 일가 중엔 처음으로 화장을 하라는 말씀도, 그러려면 장례식장 화장장 장지의 동선을 고려하여 맞춤한 곳이 어디인지까지 다 정해주셨습니다. 

평소에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주 사소한 숫자나 통계까지 다 외우고 계셔서 놀라는 일이 많았는데, 기억력과 일 처리가 매우 비상하고 꼼꼼한 편이었습니다. 그 능력을 마지막 당신의 장례식을 정리하는 것에 쏟아 부으시고, 당신이 택한 병원에 전화를 걸어 입원하시고는 그해 12월 그곳에서 돌아가신 것입니다. 

조부님도 백부님들도 고모도 심지어 사촌 언니도 암으로 잃었지만, 아버지가 누우시니 가장 가까이서 그 고충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일가의 환자들은 모두 병이 발견되자마자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항암을 시작했으나, 의사가 애초 예언한 시한부 기간을 크게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등졌습니다. 

 

반면, 지난해 소위 단식수련과 자연치유를 하면서 만난 암 환자들이 꽤 많았는데 이분들 중에는 의사의 예언이나 주변의 비관적 전망을 보란듯이 깨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이미 병원에서 조직검사까지 끝내 확진을 받았을 뿐 아니라 겉으로 보기에도 종양이 뚜렷해서, 척 보는 순간 비관할 수밖에 없었던 나의 예측과 항암을 하지 않으면 시한부 몇 개월을 확언한 의사의 예상을 깨고 지금도 활기차게 살아가고 계신 분이 계십니다. 

이분은 3기 암 진단을 받자 진단보험료를 찾아서 단식수련을 한 후 그 길로 몽골 여행을 떠나셨습니다. 여행 중에도 채식을 지켰고 매일매일 기쁜 마음으로 108배를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지금도 여행을 다니며 생을 여유롭게 즐기고 계신다는 소식을 듣곤 합니다. 

 

사실 암 환자의 경우, 4기 암 진단을 받고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나, 항암이나 수술 후 그 후유증으로 곳곳에 부작용이 있는 상태로 자연치유에 도전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요즘은 조기진단으로 초기에 병을 아는 경우도 많다고는 하지만, 그런데도 암이라는 병의 특성상 이미 시기를 많이 놓치고 발견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듯합니다. 건강검진을 충실하게 잘하는 편이셨던 친정아버지도 불과 몇 개월 전 건강검진에선 큰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셨기도 합니다. 그러니 암은 증상이 뚜렷하게 느껴질 땐 이미 손 쓸 수 없는 상태이기 십상입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지요. 

 

그간 가족들도 그렇고 선배분들이나 요양 과정에서 뵌 분들을 찬찬히 생각해보고 나름 하나의 답을 얻기는 했습니다. 

우선 암의 발현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듯하지만, 매우 느리게, 상당히 긴 시간에 걸친 여러 요인의 영향으로 온다는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저희 윗 대 일가의 너무 많은 암 발병은 당시에는 과수원을 하며 피할 수 없었던 농약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요즘처럼 친환경 농사 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이었고, 어린 시절 할아버지도 그렇고 낙향 후 아버지도 뭔가 장비를 갖추고 농약 살포를 하는 걸 본 일도 없고, 우리 모두도 과수원의 과실을 별 생각 없이 그 자리에서 따 먹곤 했으니까 말입니다. 

 

혈액이나 체액에 떠돌던 암이 적당한 곳에 정착하고 그곳에서 당대사를 하며 몸집을 불려 정밀검사에 잡힐 때까지 크는데 십 년 이상 걸린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암종을 떼어냈다고 암세포를 모조리 들어냈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는 이야기도 흔히 합니다. 우리가 과일을 먹을 때, 어느 한 곳에 곰팡이가 생겼다고 그곳만 잘라내고 먹는다 해서 안심할 수 있는 게 아니듯, 인체도 그러하다는 것입니다. 

단 하나의 작은 종양도 꽤 오랜 세월이 누적되어 생긴 것이므로 사소하게 넘겨서는 안 될뿐더러, 그걸 간단하게 처리했다고 다 처치했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암은 모든 사람에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생겨나기도 했다가 사라지기도 하는데 그래서 전통의학이나 대체의학 쪽 전문가들은 암종을 발병이라기보다 ‘발현’이라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1기 혹은 0기의 암이 그다음 기로 번지는 데 필요한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기수가 높을수록 몸의 방어력과 체력이 약화한 터라 병의 진행 속도는 상대적으로 높아지겠지만, 아무렇지도 않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4기 암 진단을 받았다고 그로부터 몇 개월 후 죽어버리는 일은 자연 상태에선 불가능하다는 의료인도 있습니다. 

뭔가 엄청난 발암물질을 대량으로 투여했거나, 암이 매우 좋아하는 단당류(대표적으로 술이나 설탕)나 가공육 등을 매일 몸이 벅찰 정도로 폭풍흡입 한 것이 아니라면 병원에 걸어들어온 사람이 삼 개월 뒤 사고사가 아닌 상태에서 사망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병원의 시한부 예언이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은 암 자체보다 항암제라는 독성물질이 체력을 급격히 저하시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관찰의 결론은 종양이 일단 생겼다면 그것이 1기이든 3기이든 상관없이 병원의 수술이나 화학적 처치에 맡기기보다, 지금까지의 생활을 돌아보고 그 중 발병요인을 차단하고 생활 전반을 혁신하며 면역력을 극대화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꼭 완치가 아니더라도, 시간을 버는 것에 있어서도 훨씬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1기든 3기든 병원에 들어간 순간 중증환자 생활을 피할 수 없는데, 생활을 컨트롤하고 자신을 컨트롤하면 1기 암이 2기 암으로 크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암 치료에 있어서 현대의학이 매우 중시하는 5년 이상이 걸릴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확신합니다. 

초기 암 환자를 수술해 놓고 5년 이내 다시 발현하지 않았다고 완치했다고 통계에 반영하는 식의 계산이 많아서 최근 암 완치율이 많이 높아졌다고 하는 비아냥도 많이 있습니다. 

말기 암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다고 봅니다. 그 경우엔 수술과 항암제를 견디기에 면역력과 체력이 너무 약한 상태여서 버티기도 어렵고 자본주의 병원이 이런 환자들의 상태를 세심하게 살펴 가며 약의 용량을 제어하기엔 그 관심사가 사람 자체에 있지 않아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아버지 모시고 병원에 다니며 느낀 것은 암 병동이라는 곳이 매우 거대한 실험실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의사와 환자 사이에 필요한 최소한의 공감이나 연민조차 들어설 틈이 없는데, 어떤 책임감이 뿌리내릴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이것은 물론 의료인 개개인의 인품 문제가 아닙니다. 의료가 그야말로 산업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병원은 더 많은 환자를 모셔야 하고 그중 꼼짝없이 가장 비싼 약을 소비해야 하는 암 환자 비중은 더 높아야 하고, 소위 회전율도 높아야 하니까요.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한된 경험과 관찰에 의거한 결론입니다. 암의 기수와 상관없이 혹독한 항암의 전과정을 이겨낼 체력과 면역력을 키워내며 기적을 만들어 낸 분들도 있습니다. 혹시 투병 중인 분들은 괜히 힘 빠지지 마시고, 충분히 고민했다면 본인이 택한 치유법을 확신 있게 따라가시길 바랍니다. 투병에서 회의감만큼 안 좋은 게 없습니다. 단지 지금 몸에 이상이 느껴지셔서 큰 병 생기기 전에 뭔가 바꿔봐야겠다거나 이후 이런 일로 고민에 처할 상황에서 참고하시라는 의미입니다. 

 

끝으로 독일계 미국인인 대체의학 전문가 안드레아스 모리츠가 쓴 베스트셀러 <암은 병이 아니다>의 서문에 최근 항암치료 방식에 회의를 느끼는 의료인들이 지적하는 공통된 주장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소개합니다.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과 실제로 암을 치료하는 것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항암 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는 확실히 많은 수의 암세포를 줄이거나 없애는 효과가 있지만, 골수와 위장 기관, 간, 신장, 심장, 폐 등에 있는 건강한 세포들까지 함께 파괴하여 종종 모든 장기와 신체 조직에 영원히 회복될 수 없는 손상을 남긴다.  ... 진정한 암 치료는 우리 몸의 다른 신체 기관을 파괴하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암세포가 급격히 성장하도록 만드는 원인을 제거하거나 멈추게 함으로써만 가능하다.’

 

(아래 사진은 최고의 항암밥상입니다.)

 

© 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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