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답은 아주 가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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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2-10 04:31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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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답은 아주 가까이 있다 장대현 전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
1차는 1주일, 2차는 2주일, 3차는 3주일, 4차는 4주일을 넘기고 있다.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말이다. 1,2,3차까지는 “별거 아니다” 서둘러 덮더니 이번에는 4주일이 넘도록 다른 뉴스로 넘어가질 못한다. 수구언론 말이다.
모두 왜 이럴까? 4차의 폭발력이 1차보다 4배 증가한, 그런 게 아니기 때문이다. 100배에서 1000배, 아니 그 이상도 커질 수 있는 까닭이다. 수소폭탄이 아니라고? 미 의회조사국의 보고서(1월 7일), 케리 미 국무장관의 베이징 기자회견 발언(1월 28일), 미 정부관리를 인용한 CNN(1월 28일)보도 등 논쟁은 이미 종결됐다. 수구언론의 진심어린 걱정은 거기서 유래한다.
그들은 먼저 불안하다. “언제든지 우리를 일격에 절멸시킬 수 있는 절대무기를 가진 북한의 ‘결정적 한 방’ 앞에 철저히 무력한 우리”(조선일보 2016년 1월 8일), “결국 북한 핵개발의 전략적 최종 목표는 SLBM에 소형화한 수폭을 장착해 1만 km 이상 날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하는 것이다. 북한에 과연 그런 날이 올까? 20여 년간 우리는 이 질문을 하면서 매번 ‘그런 날’을 맞고 있다”(동아일보 2016년 1월 8일).
불안은 미국에 대한 불신으로 확장된다. “미국은 북핵을 없애고 싶어 하지만 손에 흙 묻히면서까지 나설 마음이 없다. 중국이 시늉만 한줄 알면서도 “북한을 손봐달라”고 칭얼대는 게 전부다”(중앙일보 2016년 1월 18일), “미국은 한국을 ‘핵우산’으로 보호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 핵무기의 버튼이 미국의 손안에 있는 한...한국의 안전은 국지적이고 2차적일 수밖에 없다”(조선일보 2016년 1월 19일).
수구언론이 미국에 대한 불신감을 이처럼 직접적이고 노골적이며 공개적으로 표출한 적은 1945년 9월 미군정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북핵이 다소 불안해도 미국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는 것이 더 불안하다는 게 1,2,3차까지 수구언론의 자세였다면 이제 그것이 크게 흔들리는 느낌이다. 그만큼 이른바 북핵 문제는 시급하고 심각하다. 답은 있을까?
먼저 확인할 것 한 가지. “그간 북·미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북핵 개발이 중단됐었다”(중앙일보 2016년 1월 8일). 그렇다. 북핵은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가 아니라 협상을 통해 정지 가능한 보통기관차였다.
북핵 공방을 간추리면 1) 북의 제1차 선비핵화(1994.11~2002.12) 2) 북의 제2차 선비핵화(2007.7~2009.4) 3) 북의 선비핵화 거부와 미국의 협상 거부(2009.12~현재) 등 세 시기로 나눌 수 있다. 상세한 경과는 별도의 글에서 논하기로 한다. [관련기사 보기]
클린턴의 미국이나 부시의 미국에게 북핵 저지가 국익이듯 오바마에게도 동일하다. 그럼에도 그가 임기 중 북의 수소폭탄 실험까지 감수해야 하는 이유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가 그것보다 더욱 두렵기 때문이다.
그게 왜 그토록 두려운 걸까? 간단한 사례 하나. 평화체제를 수립하려면 먼저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 종전선언을 하면 휴전협정 당사자 중 하나인 유엔군사령부는 해체된다. 그러면 미국이 유엔군사령부의 모자를 쓰고 한국에 미치는 군사적 기득권의 상당부분이 재설정되어야 한다.
또한 유엔사후방기지라는 명목으로 미국이 거느린 일본의 미군기지(본토4개, 오키나와 3개)도 존립근거를 잃게 된다. 한국에 대한 기득권 약화는 물론 동북아 패권유지를 위한 전략적 이익이 흔들리는 거다.
북의 수소폭탄 실험 직후 미국 국무장관이 제일 먼저 한 일이 중국 외교부장에게 전화를 건 다음 기자회견을 자청 “중국의 대북 정책이 성공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하는 것은, 미국이 시험을 회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정답을 쓰기 싫기 때문에 “내 시험지가 아니다”버티는 거다. 자.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2009년 1월) 13일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적대관계를 그대로 두고 핵문제를 풀려면 모든 핵보유국들이 모여 앉아 동시에 핵군축을 실현하는 길밖에 없다”며 북미 간 관계정상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2009년 1월 13일. 통일뉴스)>
조엘 위트는 말한다. “2020년이 되면 북은 최대 100개의 핵무기를 갖게 된다”. 북도 말한다. “핵억제력의 규격화, 표준화 단계에 들어갔다” 전략적 인내가 전략적 혼수상태라면 누군가 흔들어 깨워야 한다. 누가 할 것인가?
<나는 두 사람(라이스 부시 2기 국무장관 내정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에게 말했다. “우리가 협상에 주저하는 자세를 한국 등에 보인 점에 대해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북한과 기꺼이 마주 앉아 대화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것은 북한과의 관계를 위해서가 아닙니다...좀더 중요하게는 한국과의 관계에 관한 것입니다.(크리스토퍼 힐 회고록. 258쪽)>
“이제부터라도 외교다운 진짜 외교를 해야 한다. 그것은 북한 붕괴론의 환상에서 깨어나 북한의 구미를 당길 만한 카드를 갖고 평양과 워싱턴이 대타협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과 북·미 관계 정상화를 북한의 핵 포기와 맞바꾸는 ‘그랜드 바겐’을 추구하되 일단 북한이 핵 활동을 동결하고 협상을 하는 동안에는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2016년 1월 26일. 중앙일보). 답은 아주 가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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