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전망>미국의 절망, 어디로 향하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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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10-27 03:11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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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
<분석과전망>미국의 절망, 어디로 향하게 될 것인가?
최근 미국 의회에서 특기할만한 일이 벌어졌던 모양이다. 20일이었고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이 개최한 대북정책 관련 청문회에서였다.
코리 가드너 상원 동아태 소위원장과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벤 카딘 의원 등 여야 4명씩 총 8명의 의원들 그리고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로버트 깅 대북인권특사가 참석을 했다. 다들 북한을 잘 안다는 정치인들이고 관료들이었다.
시작하자마자 근본과 관련될 법한 얘기들이 거침없는 양상으로 튀어나왔다.
"한반도 비핵화가 가능하기는 한 거냐"
코커 위원장이 한 말이었다. 그동안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 억누르고 있었던 것들을 때를 만났다 싶어 줴 쏟아내놓는 것 같았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 대표를 빤이 쳐다보며 한 얘기였다. 김 대표의 표정은 금세 일그러졌다.
"나도 전적으로 그 같은 좌절감을 공유한다"
김 대표는 그렇게 서두를 뗐다. 그리고는 "아마도 우리가 (비핵화라는) 결론에 도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북핵정책의 목표를 부정하는 듯한 발언이었다. 북핵정책을 부정하는 인사들이 흔히 주장했던 내용이다.
북핵정책의 목표를 부정하는 듯한 발언이 북핵정책을 반대하는 인사에게서가 아니라 북핵정책을 책임지는 인사에게서 나왔다는 것은 예사롭지가 않다. 그 의미는 이후에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공화당 가릴 것 없이 의원들에게서 쏟아져 나오는 질책성 발언들에 맥을 빼기 위해 고단수의 정치력 발휘라도 한 것이었을까? 김 대표는 "대북 정책을 맡은 사람으로서 구체적인 진전을 만들지 못한 것에 우려와 좌절을 느낀다"는 말까지도 덧붙혔다.
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들어차기 시작한 절망적 분위기를 더 짙게 하는 것이었다.
가드너 동아태 소위원장이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상징하는 용어인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 정책을 겨냥해 그 유효성을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김 대표가 내놓은 답변은 매우 희한한 것이었다. "전략적 인내라는 용어는 미국이 성급하게 북한과의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의 정책을 정확히 표현한 것이 아니다"라고 답변을 한 것이다.
북한의 붕괴를 기다린다는 전략적 인내정책이 실천적으로는 대북대화를 하지 않게 한다는 것으로 귀결되어있다는 인식과는 전혀 다른 인식을 김 대표가 보여준 것이다.
그 희한한 논리구사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것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다시피한 이른바, 유체이탈화법을 김 대표가 구사한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김 대표의 얼굴로 박 대통령이 곧바로 오버랩되었던 이유다.
"abject failure"
'비참한 실패'. 코커 위원장이 한 말이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가차 없는 난도질이었다.
대선을 앞두고 있을 법한 정치공세는 아니었다. 그 난도질에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카딘 의원도 "지난 20년간 다앙한 정책적 노력이 있었지만 결국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종식시키는데 실패했다"며 서슴없이 가세를 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그 자리에는 없고 백악관에 있었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심경은 어떠했을까? 짐작은 쉽게 왔다. 대책이 없었을 것이다.
대책으로 제시된 것이 없지는 않았다.
코커 위원장은 “현행 대북 제재를 더 촘촘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코커 위원장이 손에 쥐고 있는 것은 회계감사원(GA0)의 보고서였다. 유엔 회원국들의 절반 이상이 대북 제재 이행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그 보고서였다.
북미관계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에게 코커 위원장의 그 발언이 특별할 리는 없었다. 획기적이지 않다는 것 또한 말할 것이 없었다.
코커 위원장에게서 그런 식상한 주문이 나온다는 것은 사실, 누가 봐도 싱거운 일이었다. 코커 위원장은 소문난 미국의 대북강경파인사인 것이다.
효과도 없는 고리타분한 기존대책을 강조한 것에 불과했다. 북핵대책이 없다는 것을 드러낸 것에 다름이 아니었던 것이다.
대책이 없다는 것이 갑갑했던지 참석자들은 에멀게도 중국을 끌고 나왔다.
코커 위원장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에서 아무런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있다"며 "핵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한반도 상황의 안정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도 "중국이 대북 정책에서 진지하고 구체적이며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이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거들었다.
이어 김 대표는 "북한의 무책임한 행동이 중국이 희망하는 안정을 해칠 것"이라며 "이런 점을 "중국에 지속적으로 상기시킬 것"이라는 말을 했다.
최근 중국 언론 환구시보가 언급을 하는 등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폐기하고 ‘한반도 안정’쪽으로 정책기조를 전환할 수도 있다는 기류가 그 모습을 적잖게 드러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김 대표가 중국이 ‘한반도 안정’을 중시하는 것에 대해 강조를 하는 것은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의 변화 기류와 맞물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 조차도 북핵 관련한 미국의 대중정책에서 그 무슨 특별한 내용으로 될 수는 없는 것이었다.
결국, 답이 없는 청문회였다.
대화로도, 제재로도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해내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시종 부풀어 올랐고 그에 따라 나온 결론은 간단했고 또한 또렷했다. 대북정책은 실패로 돌아갔고 북핵 대책은 아무리 머릴 쥐어짜도 없다는 것이었다.
"아무런 변화도,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
코어 위원장은 그렇게 탄식을 했다. 미국의 심장부에 들어차 있는 미국의 절망이 코어 위원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넘치고 있는 모양새였다.
그런 점에서 코어 위원장은 솔직한 셈이었다. 그 솔직함은 한국의 통신사인 연합뉴스에서도 확인되었다. 연합뉴스가 청문회를 보도하면서 제목을 <미국 의회 '북핵 회의론' 팽배…"대북 정책 비참한 실패">라고 뽑은 것이다.
미국의 절망 자락들을 지켜보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북한이 최근에 제안한 평화협정 체결을 상기했다.
북한이 강한 톤으로 제기했던 평화협정 체결 제안에 대해 김 대표가 청문회 자리에서 일축하기는 했다. 그렇지만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김 대표의 그러한 입장과 견해에 대해 크게 연연해하지는 않았다. 미국이 솔직하게 드러내놓고 흘리고 있는 절망이 평화협정과 서로의 성격상 밀접히 관련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미국 절망의 향배, 그것은 머지않아 그 궤적을 또렷한 양상으로 드러내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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