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전망>북핵동결과 북미평화협정의 연결고리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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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12-03 04:49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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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시점에 페리가
<분석과전망>북핵동결과 북미평화협정의 연결고리일 수도 자주통일연구소 한 성
페리가 나왔다. 미국의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말이다. 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핵 관련 국제회의 (ILFPNC and NTI Joint conference)에 참석을 했으며 그 뒤 ‘미국의 소리방송’(VOA)과 인터뷰를 갖고 자신의 북핵 해법을 밝혔다.
페리가 들고 나온 것은 이른바 ‘3 No’ 원칙이었다. ‘북한이 핵무기를 더 이상 추가하지 않고, 핵무기 성능을 개선하지 않으며, 핵무기와 기술 이전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에서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특별한 것은 아니다. 미국의 세계적 핵과학자인 지그프리트 해커 박사가 이미 오래 전 제시했던 북핵해법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주구장창 외우는 핵폐기가 아니라 핵동결이 그 기본이다. 미국의 내로라하는 수많은 대북전문가들이 제시하고 있는 핵동결을 페리 역시 들고 나온 것이다.
산전 수전 다 겪은 페리
페리하면 떠오르는 두 단어가 있다. 94년 ‘영변폭격론’이 그 하나며 또 하나는 99년에 나온 ‘페리 프로세스’다.
94년 페리가 영변폭격론을 제기했을 때 한반도 전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처럼 보였다. 클린턴 대통령은 2004년 6월 발간한 회고록에서 “나는 전쟁을 불사하고라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결심했다”고 그 당시를 회고했다.
94년 당시 미 국무부 특사였던 로버트 갈루치에 의하면 클린턴 정부는 영변의 한 작은 원자로를 폭격하기 위해 크루즈 미사일 발사와 F-117 스텔스 전투기 폭격을 계획했다. 항공모함을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은 당연했다. 지난 99년 10월 미국의 CNN 방송이 보도한 내용이다.
하지만 클린턴은 그 당시 ‘정신이 번쩍 드는 보고서’ 한 장을 받게 된다. 전쟁이 일어날 경우 북미가 입을 피해 규모를 담고 있는 보고서였다. CNN 보도에 따르면 보고서는 100만명의 희생을 추정했다.
클린턴은 곧바로 영변폭격론을 폐기했다. 페리는 고개를 숙였을 것이었다.
5년 뒤인 99년 페리는 클린턴에 의해 대북정책 특별조정관에 지명되었다. 새 대북정책을 제시하라는 임무가 떨어졌다. 페리는 분주하게 돌아쳤다. 6개월 이상을 조사와 협의를 진행했다. 웬디 셔면 등 대북전문가들을 데리고 방북도 했다.
‘페리 프로세스’는 그 결과였다. ‘포괄적, 통합적 접근(Comprehensive and Integrated Approach)’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보고서는 미국의 국익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북한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에 대한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한 중지’(complete and verifiable cessation)를 설정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이 목표를 달성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북미고위급회담을 통한 대북 제재 종식과 경제·정치 관계의 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 페리는 북한이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로 ‘핵 개발을 포기하고 중장 거리 미사일 개발을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부시행정부의 등장으로 휴지조각으로 되고 말았지만 ‘페리 프로세스’는 대화를 통한 북미대결전 종식 프로세스였다.
북핵동결과 북미평화협정 간의 연결고리는 나올 것인가?
수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페리가 북핵논의의 장에 나와 제시한 북핵해법은 ‘페리 프로세스’의 문제의식 그대로였다. 페리는 외교적 해법이 최선이라고 했으며 그 틀로는 6자회담 뿐 아니라 미-북 양자 혹은 3자 회담 등을 강조했다.
페리가 핵동결을 들고 나온 것은 어찌보면 극히 현실적이다. 핵 미사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북미대결전이 입증해준다.
한반도 비핵화는 원래, 한반도에 있는 미국의 핵무력과 북한의 핵을 없애는 것을 의미했다. 미국은 한반도에 배치한 핵무력을 완전 철수할 뿐 만 아니라 이후에도 한반도에 핵무력을 배비하지 않아야 하며 여기에 대해 북한이 핵폐기로 대응을 하는 것이 한반도 비핵화인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의 요체는 미국의 한반도 핵 철거와 북한의 핵 폐기인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한반도 비핵화문제가 제기되고 난 이후 수많은 시간이 흘렀다.
흘렀던 그 시간동안 변하지 않은 것과 변한 것이 있다.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이 그대로인 것이 변하지 않은 것이다. 변한 것은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가 한반도 비핵화문제가 제기되었을 시기와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접근하든 매우 특별한 변화다.
북한이 5년 후에 100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는 누구로부터도 공격받지 않는다. 미국의 심장부에서 나온 견해여서다. 100기라는 수치가 너무 낮을 수 있다는 지적이 간혹 간혹 나오기는 한다.
북핵 능력의 고도화는 객관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문제를 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결정적 요인일 수밖에 없다. 북한이 현 시기 도달한 핵능력은 미국이 한반도의 핵을 철수하는 것에 조응하는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버린 것이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한반도 비핵화문제는 이미 오래 전 한반도를 뛰어넘었다는 것을 토로하는 이유다. 한반도 비핵화문제가 한반도를 뛰어넘어 세계비핵화 영역으로까지 진입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북핵이 세계 비핵화와 연동된다는 사실에 대해서 잊을만하면 상기시켜주고는 한다.
결국 현 시기 한반도 비핵화문제는 세계비핵화 범주로 확장되게 된 것이다.
근본적으로 세계비핵화와 연동되어있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여전히 한반도에서 의미를 갖는다면 그것은 북한의 핵 폐기가 아니라 핵동결에 결부될 경우일 때 만이다.
한반도비핵화문제는 현실적으로 북핵폐기가 아니라 북핵동결을 그 구체 현안으로 설정하고 있는 셈이다.
페리가 해커 박사의 북핵해법인 핵동결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이 보여주는 의미가 바로 이것이다.
지금 미 워싱턴에서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이 열리고 있다. 미국은 이 회동에서 그 무슨 특별한 것이라도 내놓게 될 것인가? 물론 기대하는 전문가들은 없다.
기존 입장에 따라, 북한이 먼저 9.19 공동성명에서 약속한 핵 포기에 대한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야 협상이 가능하다는 말을 반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앵무새처럼 말이다. 아울러 협상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지만 협상을 위한 협상은 무의미하다는 말도 곁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 언사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북핵의 현실은 반대만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지 않은 국면에 도달해 있는 상태다.
북핵동결 문제는 북한이 최근 미국에 제안하고 있는 평화협정체결문제와 정세 흐름상 연동될 수밖에 없다.
북핵동결이 평화협정 체결 문제와 결부되지 않는다면 북핵은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고도화의 길로 더 거침없이 나아가게 될 것이다. 인공위성 발사와 4차핵시험 그리고 잠수함탄도미사일 전력화 등이 그 구체들이다.
인공위성 발사와 4차핵시험 그리고 잠수함탄도미사일은 북핵에 대한 반대로 해결될 수 있는 그 어떤 성질도 그 안에 내재하고 있지 않다.
북핵 능력 고도화에 대해 완전히 손을 놓고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으로는 혹은 북핵문제를 차기 정권으로 넘기겠다는 것으로도 해결될 수 없는 것이 북핵 능력고도화인 것이다.
페리의 등장을 주목해봐야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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