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3. 북한의 특징
1) 양적, 질적으로 강경한 군사 행동을 하였다
첫째, 사상 최대 규모로 군사 행동을 하였다.
합참 발표를 기준으로 보면 북한은 9월 25일부터 11월 5일까지 미사일(다연장로켓포 포함) 발사 27회, 포사격 11회, 공군훈련 2회 등의 군사 행동을 하였다. 미사일과 다연장로켓포는 총 53발, 포탄은 총 1,100여 발을 발사했고 항공기는 연 340대가 출격했다. 11월 7일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보도에는 이보다 더 많은 무기를 동원한 것으로 나온다. 특히 북한은 11월 4일 500여 대의 항공기를 동원한 공군훈련을 하였다고 주장했다.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전 의원은 11월 3일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북한은) 미사일 수량이 충분히 준비돼 있다. 올해 1월, 3월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반의 준비태세를 지시했다”, “(북한이 미사일에) 질과 양적으로 자신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둘째,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군사 행동을 하였다.
북한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미사일과 포사격을 하였다. 심지어 새벽 1~3시 사이에 170여 발의 포사격을 한 경우도 있었다. 또 장소도 북한 전역에서 이루어졌고 심지어 저수지에서도 미사일을 발사하였다.
김종대 전 의원은 11월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런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쏘는 장소가 북한 전역이다. 평안남·북도, 강원도, 함경도 모든 곳에서 쐈다. 그러니까 ‘어디서 쐈는지 찾아보려면 찾아봐라, 우린 국토 어디서도 쏠 수 있다’(는 것 아닌가)”라고 북한의 의도를 분석했다.
셋째, 북방한계선(NLL) 남쪽 공해상으로도 미사일을 발사하였다.
11월 2일 북한이 동해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 1발이 동해 NLL 남쪽 공해상에 떨어졌다. 탄도미사일이 NLL 남쪽에 떨어진 것은 사상 최초다. 북한은 같은 날 울산 앞 공해상으로 전략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는 주장도 하였다. 북한은 순항미사일이 함경북도 지역에서 590.5킬로미터 사거리로 날아가 울산 앞 80킬로미터 부근 수역 공해상에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만약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무려 590여 킬로미터를 날아와 핵발전소 단지 앞에 미사일이 떨어질 때까지 우리 군이 전혀 모르고 있었다니 참으로 심각한 문제다.
북한이 공개한 좌표의 위치. 울산에서 80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다. [구글지도]
북한이 공개한 좌표에서 590.5킬로미터 위로 올라가면 함경북도 남단이다. 순항미사일 발사 장소로 추정된다. [구글지도]
넷째, 다양한 종류의 무기를 공개했다.
북한의 발표에 따르면 북한은 중장거리 및 단거리 탄도미사일, 지대공 미사일, 순항미사일, 수중발사 탄도미사일, 초대형 다연장로켓포, 장거리 다연장로켓포 등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 및 로켓포를 발사했으며 탄두도 일반 탄두부터 집속탄(산포탄 전투부), 벙커버스터(지하침투 전투부), 전자기펄스(EMP)탄(‘적의 작전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기능 전투부’) 등 다양한 탄두를 사용하였다.
2) 한·미·일 공세에 즉각 반응하였다
10월 5일 핵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추가 훈련을 위해 동해에 재진입하자 북한은 6일 곧바로 외무성 공보문을 통해 “우리는 미국이 조선반도(한반도) 수역에 항공모함 타격 집단을 다시 끌어들여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의 정세안정에 엄중한 위협을 조성하고 있는 데 대하여 주시하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초대형 다연장로켓포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고 장거리 포병부대와 공군의 합동타격훈련도 진행하였다.
10월 13일에는 주한미군이 강원도 철원에서 다연장로켓포 사격훈련을 진행하자 북한도 맞대응 훈련을 하였다. 14일에도 한미가 포사격 훈련을 하자 북한 역시 동·서해로 수백 발의 포사격을 하였고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경고 발표도 하였다.
11월 3일에는 한미가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하루 연장하기로 하자 즉각 박정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의 담화를 통해 “엄청난 실수”라고 경고하였다. 그리고 탄도미사일 발사와 포사격을 진행했다.
3) 경고를 넘어 실전 성격
북한 총참모부는 11월 7일 보도를 통해 “엄중한 상황에 대처한 철저하고 견결한 대응 의지와 공화국(북한) 무력의 군사적 능력에 대한 뚜렷한 자신감을 시위하고 우리 장병들의 단호한 보복 의지에 필승의 신심을 더해주기 위하여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11월 2일부터 5일까지 다음과 같은 대응군사작전을 단행하였다”라고 밝혔다. ‘대응군사훈련’이라고 하지 않고 ‘대응군사작전’이라고 한 것은 최근의 군사 행동이 실전 성격임을 뜻한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서 ‘특수군사작전’이라고 표현하였음에 유의하자.
4) 정치공세를 병행한다
이 기간 북한은 외무성과 총참모부가 앞다퉈 담화, 발표, 보도 등을 하였다. 10월에만 6일 외무성 공보문, 14일·19일·24일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 3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이 있었고 11월에도 1일·3일 박정천 비서 담화, 4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 7일 총참모부 보도 등이 있었다.
이 가운데 11월 7일 총참모부 보도는 11월 2~5일 진행한 군사작전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합참이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울산 앞바다 순항미사일 타격 작전은 사실인지, 아니면 합참의 주장대로 심리전인지 알 길이 없다. 2019년 12월 9일 김영철 당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이 담화를 통해 “놀라라고 하는 일인데 놀라지 않는다면 우리는 매우 안타까울 것”이라고 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북한은 울산 앞바다까지 순항미사일을 쏜 것이 ‘놀라라고 하는 일’이었는데 한국이 아예 알지를 못해 놀라지 않으니 ‘매우 안타까워’ 그 사실을 공개한 것일 수도 있겠다.
5) 경제건설을 병행한다
과거에는 한미연합훈련 기간이 되면 북한이 경제 건설을 중단하고 전쟁 대비 태세에 들어가야 했고 이 때문에 경제적 피해도 컸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한·미·일의 각종 연합훈련이 전개되는 동안 북한이 경제 건설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각종 경제 성과가 부각되었다. 특히 북한이 국가 차원에서 중요하게 여긴 대규모 건설사업이었던 연포온실농장을 10월 10일 준공한 것은 북한이 전쟁 위기 속에서도 경제 건설을 전혀 늦추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 밖에 북한이 강조한 굵직한 성과들을 살펴보면 ▲9월 28일 평양 낙랑박물관 준공 ▲10월 7일 함경북도 청진토끼농장 개건현대화, 함경북도 풍어바다양어사업소 1단계 준공 ▲10월 8일 함경북도 청진목재가구공장 개건현대화, 자강도 시중유리공장 개건현대화 ▲10월 26일 대성산아이스크림공장 준공 ▲10월 30일 자강도 ‘배움의 천리길’ 학생소년궁전 개건 ▲11월 2일 금성트랙터공장 1단계 개건현대화 대상 준공 등이 있다. 또 평양 화성지구, 함경남도 검덕지구를 비롯한 각지 아파트 단지 건설에도 여러 성과가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6) 민간 준비 태세는 알 수 없다
이 기간 북한은 준전시상태 선포나 경계 태세 강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아 민간인의 전쟁 준비 태세를 살펴볼 기회는 없었다. 다만 북한이 지난해 9월 9일 정부 창건 73돌을 기념해 진행한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을 보면 노농적위군, 붉은청년근위대 등의 무장 상태나 규율이 상당한 수준임을 짐작할 수 있다.
4. 3대 재난에 빠진 대한민국
1) 총체적 국가 재난 상황
한국은 연일 전쟁 훈련에 여념이 없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무정부상태나 다름없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금 한국은 사회 참사, 경제 파국, 전쟁 위기의 3대 재난에 빠졌다.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는 윤석열 정부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지난 8월에 있었던 강남 물난리 때도 확인했지만 윤석열 정부는 재난을 막을 능력도 없고 의지도 없고 생각도 없다는 게 이번 이태원 참사를 통해 다시 확인되었다. 길을 걷던 156명이 참변을 겪었는데 정부는 시작부터 끝까지 거짓말과 책임 회피, 책임 떠넘기기에 정신이 없었다. 심지어 ‘참사 희생자’를 ‘사고 사망자’로 부르도록 강요하며 검은 리본에 ‘근조’ 글자를 없애게 하는 추태까지 보였다. 이들이 국민의 생명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지는 외신 기자 앞에서 한덕수 총리가 “뉴욕 양키스”를 운운하며 농담하고 웃는 모습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이태원 참사에 정부는 없었다. 아니, 정부가 참사를 부추긴 정황이 속속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부터 한동훈 법무부 장관, 국힘당과 검찰 등이 ‘마약과의 전쟁’을 부르짖던 가운데 경찰은 12월까지를 마약류 사범 집중단속 기간으로 지정했으며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핼러윈 때 마약이 문제 될 수 있어 대책을 세워보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이에 용산경찰서는 참사 당일 밤에 마약 단속을 할 것이라며 출입기자단에 취재요청까지 하였다. (「이태원 참사 마약 단속, 서울청 마수대 포함된 ‘기획’」, 노컷뉴스, 2022.11.4.) 이 때문에 제복을 입은 경찰이 이태원에서 질서 정리를 하면 마약 단속 효과가 떨어질까 봐 일부러 경찰을 투입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주장이 온라인상에 널리 퍼지고 있다.
또한 용산구청이 참사 당일 SBS와 함께 핼러윈 기간 시민들의 무질서를 지적하는 뉴스 프로그램을 제작해 구정 홍보에 활용하려 했다는 기록도 나왔다. 기록에 따르면 참사 시점에 용산구청은 소음·주차단속과 청소를 하는 공무원만 투입할 뿐 안전요원 투입 계획은 없었다. (「용산구청... 참사 그날, 핼러윈 무질서 이용해 구정 홍보 준비했다」, 뉴스타파, 2022.11.4.) 이에 무질서 상태를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질서 정리를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윤석열 무리의 시각에서 국민은 잠재적 범죄자이자 무질서한 존재일 뿐이며 정권의 치적을 쌓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다.
경제 문제도 심각하다. 특히 서민경제는 고물가, 고금리로 IMF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IMF 경제위기 이후 가장 높은 6.3%까지 치솟았다. 지금도 여전히 5%대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은 미국 금리 인상에 맞춰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을 받은 이들은 1~2년 새 두 배로 오른 이자에 경악하고 있다. (「전세대출 금리 7% 돌파…3억 대출 이자만 매달 122만원」, SBS Biz, 2022.10.24.) 2022년 2분기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세계 1위(104.6%)다. 따라서 금리 인상이 서민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다.
이처럼 고물가, 고금리 때문에 노령연금을 당겨 받는 노인이 늘어나고 있으며 ‘투잡’을 뛰는 직장인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코로나로 인해 2년간 고통 받으며 대출을 늘리는 바람에 이제는 이자 부담까지 떠안게 되었다. 서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을 나타내는 ‘서민경제고통지수’는 연일 기록을 경신해 지난 5월에는 2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원, 「스티커 쇼크(sticker shock)와 과잉 대응(overkill) -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 급등의 의미와 전망」, 현대경제연구원, 2022.7.5.) 서민들은 IMF 경제위기 수준의 고통을 받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일으킨 레고랜드 사태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김 지사가 9월 28일 레고랜드 개발 비용 중 2천억 원을 갚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가 한국 채권 신용도가 폭락하고 채권시장이 순식간에 얼어붙어 그 여파가 도미노처럼 퍼지고 있다.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0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시장 혼란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까지 포함하면 ‘김진태 청구서’는 200조 원이 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0억 안 갚은 대가가 200조로…계속 부푸는 ‘김진태 청구서’」, UPI뉴스, 2022.11.1.)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월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2의 IMF 상황이 올 가능성도 있냐는 질문에 “그것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워낙 지금 한계기업이라고 해서 수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기업의 비중이 과거 저금리 시대에도 계속 증가하고 있었고 가계의 이자 비용 부담도 워낙 크고 중소기업이 무너지게 되면 중소기업이 고용의 9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 전반적으로 큰 침체를 일으키지 않을까 싶습니다”라고 전망했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보이는 행태는 한심한 수준이다. 일단 레고랜드 사태를 일으킨 김 지사는 문제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베트남으로 해외 출장을 가버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민생 문제가 심각하다며 10월 27일 비상경제민생회의라는 것을 생중계로 내보내면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농담과 웃음꽃으로 일관해 과연 서민경제에 관한 관심이라도 있는지 의문을 자아냈다. 경제전문가 채이배 전 의원은 10월 2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물에 빠진 국민들이 허우적거리고 있는데 장관과 대통령이 옆에서 한가로이 뱃놀이 하고 있는, 전혀 ‘비상’하지 않은 비상경제민생회의였다”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사회 참사와 경제 파국에 전쟁 위기까지 겹쳐 그야말로 국가 재난 상황이다. 그런데 정부는 국민의 절규에는 관심도 없고 오히려 재난을 부추기고 있다.
2) 국민을 버린 정부
정진석 국힘당 비대위원장은 10월 12일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까지 날아가는 상황에서 과연 미국이 핵 공격을 받고 핵 보복 공격을 하겠냐”라고 말했다. 정 비대위원장 말대로라면 한반도에 핵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은 한국을 버릴 것이다. 그럼 우리에게는 다른 대책이 있을까? 없다.
만약 전쟁이 나면 윤석열 정권을 비롯한 적폐세력은 자기 살 궁리에 몰두하면서 한 편으로는 그 틈을 타서 돈을 벌 궁리도 할 것이다.
적폐세력의 뿌리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이승만이 나온다. 이승만과 그 일당은 한국전쟁 때 자기만 살려고 6월 27일 새벽에 대전으로 도주하였다. 그리고는 오후 1시에 특별방송으로 “의정부를 탈환했다, 정부는 여전히 수도에 있다, 국회는 서울 사수를 결의하였다, 국민은 국방군을 믿어야 한다”라는 내용을 내보냈다. 그러나 이튿날인 28일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하였다. 국민이야 죽든 말든 자기만 살겠다고 국민을 속인 것이다.
더 충격적인 건 이승만 일당이 27일에 이미 한강에 가로놓인 3개의 철교와 1개의 인도교를 폭파할 준비를 하였고 28일 새벽 북한군이 서울에 진입하자 다리 4개를 폭파해버렸다는 점이다. 서울 시민들을 고스란히 북한군에 넘겨준 꼴이다.
또 이승만 일당은 전쟁통에도 돈을 긁어모으기 위해 국민방위군 사건을 일으켰다. 국민방위군 사건이란 1951년 1.4후퇴 과정에서 제2국민병으로 편성된 국민방위군의 고위 장교들이 국고금과 군수물자를 착복해 3개월 사이에 징집된 청년 50만 명 가운데 5만~9만 명이 아사, 동사, 병사하고 20만 명이 넘는 이들이 동상으로 손가락, 발가락을 잘라낸 사건이다. 전쟁 내내 이런 비리 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수만, 수십만 국민이 죽어가도 자기만 배를 불리면 그만이라는 게 적폐들의 근성이다.
이처럼 한국전쟁 시기 한국 정부는 국민을 죽음에 내몰았다.
한국을 지켜주겠다며 들어온 미군은 더 심했다. 최근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초토화작전」은 한국전쟁 시기 미군이 민간인을 얼마나 많이 학살했는지 자세히 다루고 있다. 영화는 한국전쟁 기간 미 공군이 100만 회가 넘는 출격을 통해 60만 톤이 넘는 폭탄을 쏟아 부었으며, 200만 명이 넘는 민간인이 숨졌다고 폭로했다. 이렇게 민간인 사망자가 많았던 이유는 미군이 군인과 민간인을 구분하지 않고, 남과 북을 가리지 않고 “보이는 것들은 모두 사격하라”라는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려 70년이 지난 일이지만 한미 정권이 국민을 바라보는 시각은 당시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윤석열 정부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자 책임 회피에 급급하고 어떻게든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진보개혁세력과 야당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공작에 몰두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전쟁을 하더라도 한반도에서 나고, 수천 명이 죽더라도 한반도에서 죽지 미 본토에서 죽지 않는다”라는 말을 주저 없이 하며 어떻게든 긴장을 고조시켜 무기를 팔아먹을 궁리를 한다. 이러니 대한민국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