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시민·사회·노동·법률·대북인도지원 단체들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기 전에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우리가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힘을 모았다.
이들은 7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평화와 교류, 공동번영의 상징인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우리 힘으로 열겠다”고 밝혔다.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회(개성공단비상대책위)와 금강산기업협회 등 관련 기업 관계자들도 함께 했다.
신양수 금강산기업협회 회장은 “금강산관광이 10년7개월째 중단된 채 안타까운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결렬돼 실망도 크고 암울한 상황”이라며 금강산 기업인들의 심정을 전했다.
신 회장은 이어 “금강산은 남북교류의 장이자 평화협력의 장소, 이산가족 만남의 장”이라면서 “금강산관광을 통해 남북이 교류하고 협력하며 관계를 발전시켜왔는데, 이런 곳을 방치하고 시대흐름을 거꾸로 되돌리려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6일 개성공단 입주기업 공장 점검을 위해 여덟 번째 방북신청을 했다는 개성공단비상대책위 김서진 상무도 마이크를 잡았다. 김 상무는 “현 정부 들어 다섯 번째 방북신청을 했다. 이전 일곱차례 방북신청까지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아 깊이 실망했다. 다행스럽게도 어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러나 결과는 아직 두고 봐야 할 일”이라면서 방북신청 승인을 촉구했다.
김 상무는 또 “대북제재와 전혀 무관한 개성공단이 중단돼 여기까지 온데에는 당사자의 역할이 부재했기 때문”이라고 꼬집곤 “우리정부가 ‘당사자’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정부가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재가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길 (사)평화철도 대표는 “여행을 다니는 남측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금강산에 가고, 백두산에 가는 것이다. 백두산 트레킹은 문 대통령만이 아니라 전 국민의 염원”이라고 강조하곤 “금강산관광 재개·개성공단 재가동이 미국의 대북제재로 멈춰있는 건 대북제재가 아니라 대남제재”라면서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관광 재개를 가로막는 비난의 화살은 미국을 향하게 될 것”이라며 대북제재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이 “북에 대한 퍼주기가 아닌 남쪽 경제활성화에 더 큰 도움이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 회장은 “현대아산이 구축해 놓은 금강산 현지 위락시설을 이용하는 남측 관광객들의 여행경비는 다시 우리 기업인들에 의해 남측으로 되돌아온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도 “개성공단의 기업은 123개지만, 공장가동을 위해 남쪽의 3800개의 협력업체, 8만개의 일자리가 함께 움직이고 있다”면서 “문 정부의 최대 과제인 일자리를 지키고 만드는 것은 금강산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으로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참가단체들은 “금강산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대북제재 해제를 위해 직접 나서겠다”는 결의를 밝히기도 했다.
‘금강산 1만 2천 운동’을 펼치고 있는 (사)겨레하나 조성우 이사장은 “금강산관광을 가고자 하는 1만 2천명의 시민을 모아 상반기 안에 금강산에 가겠다”면서 “1만 2천명이 12만이 되고, 120만이 되도록 범국민적인 운동을 펼치겠다”고 전했다.
엄미경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중재자 역할 요구하는데 중재자 역할이 맞는가. 우리의 운명을 두고 누구와 누구를 중재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따져묻곤 “‘남과 북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한 판문점선언 1조1항에 따라 우리가 한반도 평화, 번영, 통일시대의 주인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판문점선언 이후 가장 먼저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를 성사했던 민주노총이 올해 남북노동자통일대회, 금속·공공부분 노동자 공동행사도 성대히 치러내는 것은 물론, 금강산·개성공단 재개에 앞장서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회견 참가자들은 금강산관광 재개·개성공단 재가동의 염원을 담아 대형 금강산 사진 배경 앞에 섰다. 한반도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우리가 열자 금강산’, ‘열자 개성공단’이라고 적힌 깃발을 흔드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 사진 : 겨레하나 |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로 한반도 평화, 남북관계 발전 주도하자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를 두고 아쉬움과 우려섞인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북미간에 새로운 합의가 도출되지 못하면서 남북관계 역시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위기가 기회라는 말처럼, 지금이야말로 과감하게 남북관계를 진전시켜 한반도 평화문제를 주도해야 할 때다. 얼마 전 정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미국과 협의 하에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중단없이 추진해나가겠다는 의지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한걸음 더 나가야 한다. 정부는 미국과의 협의로 조율하는 것을 넘어 이를 주도하겠다는 입장과 원칙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국민들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염원한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남북교류와 협력의 상징이다. 이를 중단했던 이유도 대북제제와 무관했던 만큼, 재개도 대북제재와 상관없이 결정되어야 한다. 재개여부야말로 남북이 결정할 문제이지 미국이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대부분 대북제재와 무관하며, 백번 양보해 현행 대북제재를 고려하더라도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다. 당면해서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이나 금강산 관광을 위한 준비도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다. 재개 과정에서 미국이나 국제사회와 이견이 생긴다면 그는 그것대로 해결해가야 할 문제다. 오히려 우리의 뜻을 밀고 나가면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파악하고, 주도적으로 해결해가야 한다. 남북교류와 협력이 더 이상 대북제재에 가로막혀서는 안 된다. 남북교류와 협력은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해 우리가 가야할 길이며, 유일하고 유력한 방법이다. 지난 4.27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의 탄생과, 선언 이행의 과정이 남북관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고 적대행위의 완전한 중지까지 이끌어낸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 동안 남북철도와 도로연결 조사, 개성연락사무소 설치, 민간교류행사 전반은 물론 금강산에 취재용 카메라가 들어가는 문제까지 미국과 대북제재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런 사례야말로 대북제재가 실질적으로는 남북교류를 제재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대북제재 적용 유예부터 예외까지 남북관계의 특수성과 결정권이 존중받을 수 있는 길을 우리가 찾아야 한다. 정부도 국민들도 의지를 굳건히 세워야 할 때다. 대북제재는 궁극적으로 해제되어야 한다. 6.12 북미공동성명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원칙에 따라, 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노력해야 하며 단계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미국도 이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완화 및 해제를 통해 상호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비록 하노이에서 새로운 합의는 불발되었지만, 압박을 전제로 하는 대결시대로 되돌아가서는 안 된다. 지속적인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의 새 역사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야말로 우리의 의지로 남북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평화시대를 전진시키는 길의 첫 머리에 있다. 대북제재 눈치를 보며 남북협력과 공동번영의 미래까지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다. 다른 나라가 우리 앞날을 책임져주는 것도 아니며 남북공동번영의 청사진을 그리는 것도 성공시키는 것도 우리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제 국민들이 힘을 보탤 것이다. 더 이상 기다리거나 눈치보지 말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열자. 남북관계를 전진시키고, 한반도 평화문제도 우리가 주도하자! 2019년 3월7일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회/ 금강산기업협회/ 겨레하나/ 경실련 통일협회/ 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 남북평화재단/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몽양여운형선생 기념사업회/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통일위원회/ 사월혁명회/ 어린이어깨동무/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통일맞이/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평화의길/ 평화철도/ 평화통일시민연대/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