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위기? 칼빈슨호 “한반도로 향하지 않았다”...미군, 뒤늦게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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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4-19 19:35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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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합군사훈련에 참가하는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이 20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2017.03.20.ⓒ뉴시스
한반도 위기? 칼빈슨호 “한반도로 향하지 않았다”...미군, 뒤늦게 인정
태평양사령부, 언론 보도 인정... 미 국방부 ‘허위 발표’ 논란 김원식 전문기자
한반도 위기와 관련해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던 미 핵항공모함 칼빈슨호(CVN-70) 전단이 당초 미국 국방부의 발표와 달리 18일(현지 시간)까지 인도양 해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 태평양사령부도 뒤늦게 이러한 사실을 인정해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민중의소리>가 일본 해군 정보 사이트에서 확인한 바에 의하면, 칼빈슨호는 8일, 싱가포르를 떠나 남중국해를 지나서 15일, 순다해협을 지나 18일 현재, 인도양 해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일, 미 태평양사령부는 해리 해리스 사령관이 "칼빈슨호(CVN 70)를 싱가포르에서 북쪽으로 이동해 서태평양으로 진입하도록 명령했다"고 발표했지만, 전혀 다른 곳에 머물고 있었던 셈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도 사흘 뒤인 11일, 칼빈슨호가 "그 지역으로 북상 이동 중"이라고 재확인했지만, 거짓말로 드러난 꼴이다. 이에 관해 뉴욕타임스(NYT)는 18일, "칼빈슨호가 발표와는 반대 방향으로 호주와 연합 훈련을 하기 위해 한반도와는 3,500마일(5,632km) 떨어진 인도양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 "미 국방부가 잘못 발표한 것인지, 서둘러 발표한 것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해군 정보 사이트에 있는 미 핵항모 칼빈슨호의 향해 일정
일본 해군 정보 사이트에 있는 미 핵항모 칼빈슨호의 향해 일정ⓒ해당 사이트 캡처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보도한 미 해군의 사진을 분석하며 "15일에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자바 섬 사이의 순다해협을 지나고 있었고, 15일까지 칼빈슨호가 인도양에 있었다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민중의소리>가 파악한 내용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디펜스뉴스(DefenseNews) 등 다른 군사전문 매체들도 "칼빈슨호는 인도양에서 예정된 호주군과의 정기훈련을 위해 실제로는 한반도와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결국, 한반도 위기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핵항모 칼빈슨호를 한반도 쪽으로 급파했다고 했지만, 기만전술이거나 허위 발표로 드러난 셈이다. 미 CNN 방송, 폭스뉴스(FoxNews), 미 NBC 방송 등 거의 모든 주요 매체들이 앞다투어 칼빈슨호의 한반도 출격을 보도했다. 또 한국의 한 매체는 이미 칼빈슨호가 한반도에 진입했다고 보도했지만, 모두 미국 발표에 속아 넘어간 꼴이 되고 말았다.
미 태평양사령부 데이브 벤험 대변인은 19일, 이에 관해 "칼빈슨호는 명령대로 서태평양을 향하고 있다"면서 "8일 싱가포르를 떠난 후 예정된 호주 퍼스(Perth) 항구를 방문하지 않고, 호주와 호주 북서 해안에서 예정된 훈련을 줄여 진행했다"고 밝혔다. 벤험 대변인은 "칼빈슨호 전단은 현재 서태평양 북쪽을 향하고 있다"고 <민중의소리>에 밝혔다.
칼빈슨호가 한반도 인근으로 향한다는 발표와는 달리 호주 항구에 입항하지만 않았을 뿐, 호주와 연합 훈련을 하고 그 지역에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벤험 대변인은 "앞선 발표에서 8일,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향하도록 명령했다고 발표한 내용과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나, "그렇다면 한반도 인근 향해가 지연된다는 것이냐"의 추가 질의에는 더는 답변하지 않았다.
AFP통신 등 외신 보도에 의하면, 미 국방부 관리들은 문제가 제기되자 "칼빈슨호가 이날 호주 북서쪽 해상에 있다"면서 "앞으로 24시간 안에 동해를 향해 북쪽으로 항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리들은 "거리를 따져볼 때, 칼빈슨호가 빨라야 내주에 동해에 도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칼빈슨호가 한반도 인근에 오더라도 25일께나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실제로 칼빈슨호가 앞으로 한반도로 향할지도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워싱턴의 한 외교전문가는 "미 핵항모가 한반도로 향하지 않았다는 것을 미중 고위급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결국, 이번 해프닝은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군사력 과시' 차원에서 말(수사학, rhetoric)만 남발한 꼴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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