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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위기 : 미국에겐 ‘꽃놀이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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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6-11 16:55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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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을 방문한 타밈 알사니 카타르 국왕그는 현재 36세로 걸프 지역의 국왕들과는 다소 차이나는 정치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2016.9.20AP/뉴시스


카타르 위기 : 미국에겐 꽃놀이패

Voice of the World / 편집 : 이정무 기자


편집자주/5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등 걸프지역 나라들이 카타르와의 단교를 선언했다. 카타르가 테러리즘을 후원하고 있다는 게 이들이 내세운 명분이다. 중동 지역의 정치는 나라별로 복잡한 정치제도와 이슬람의 종파적 분열, 그리고 역내를 넘나드는 정치조직들로 인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카타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으로 나뉘는 지역의 패권국가 사이에서 중재자를 자임하는 독특한 정치적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이번 단교 사태로 카타르는 어느 한 쪽을 선택하거나, 다른 쪽으로 내몰려야 하는 처지가 된 것으로 보인다. 미들이스트아이(Middle East Eye)의 칼럼을 소개한다. 원문은 The Qatar crisis:A ‘win-win’ for the United State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주는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카타르에게 시련의 한 주였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주도로 외교 단절이 이어졌고 영공 폐쇄 사태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점차 악화되고 있는 이번 사태로 이 지역의 오랜 앙금과 수습이 불가능해 보이는 만성적인 갈등이 다시 한번 조명받고 있다.

걸프 지역의 정치는 투명성과는 거리가 있고, 그러다보니 왜 지금 이러한 일이 벌어졌는가혹은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라는 문제는 온갖 루머로 뒤범벅이 되곤 한다. 여기에 널리 퍼져나가는 음모론과 심지어 암살 시도까지 버무려진다. (실제로 이집트 신문은 카타르 고위 공무원에 대한 암살설을 보도했다.)

지난 2014년에도 현재와 비슷한 일련의 반() 카타르 조치가 취해져 몇 달간의 협상을 통해 갈등이 해소된 전례가 있다. 하지만 이번의 반카타르 움직임은 지난 번보다 훨씬 강력하고 더 잘 조직되어 있는 듯하다.

 

잠재된 불만

우선 아랍권에는 카타르에 대한 잠재적인 불만이 존재한다.

특히 무슬림형제단(Muslim Brotherhood)과 여타 이슬람주의 그룹의 재기의 발판이 되었던 아랍의 봄이후 사우디와 UAE는 이런 단체들을 자신들의 정권에 대한 잠재적이며 실존하는 위협으로 인식했다. 무슬림형제단이 자국내 보수층에서 인기를 끌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단체들은 지역내에서 세습 군주제가 아닌 대안적인 이슬람 정권의 모델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이다.

카타르는 아랍권에서 사우디의 막강한 영향력에 대한 균형추 역할을 자처했던 나라다. 물론 부유하지만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카타르는 그 동안 이집트의 무슬림형제단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대주었고, 알자지라라는 영향력 있는 매체를 통해 이 지도자들에게 국제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왔다. 당연하겠지만 사우디와 UAE의 왕가는 이를 위협으로 받아들였다.

사우디와 UAE2013년 이집트에서의 군부 쿠테타를 지원했고, 무슬림형제단은 정권에서 축출됐다. 카타르 역시 제 자리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카타르는 무슬림형제단과 다른 정치적 망명자들을 지원해왔고 이것은 갈등의 이유로 남게됐다.

사우디와 UAE의 주류 정치권 최상층에서는 카타르에 대한 불신이 점차 커져왔다. 카타르가 지역내 여러 급진적 단체들을 지원하고 있고, 이런 단체들 중 일부는 사우디와 UAE의 동맹세력과 직접 충돌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사우디와 UAE를 지원하는) 서방은 어땠을까? 이들은 2003년 이라크에서 벌어진 쓰라린 경험(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인해 망설였지만, 그래도 리비아의 카다피와 시리아의 알 아사드를 축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 - 이 기회를 활용하는 데 아랍의 봄이라는 이름이 활용되었다 - 를 놓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들은 카타르에 대해 눈을 감았고, 때로는 이들 지역에 카타르의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까지 승인했다. 201110월 카타르의 참모총장은 자신들이 “NATO (리비아의) 반군 사이에서 연결고리역할을 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이후 상황은 더욱 꼬여갔다. 이 지역에서 벌어진 내전은 각 국가의 대리전으로 변질됐다. 예를 들어, 리비아에서는 카타르가 지원하고 알카에다와 연계된 벵가지 방어여단(Benghazi Defence Brigades)’과 한때 CIA의 대리인이었고 지금은 UAE의 지원을 받고 있는 군벌인 칼리파 하프타르(Khalifa Haftar)가 맞서는 식이다.

반면 시리아에서는 카타르 측 단체와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 - 여기에는 지하디스트 세력도 존재한다 - 가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의 반군 지역에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태다.

 

왜 지금인가?

전문가들은 왜 현재 시점에서 갈등이 악화되었는지 여러가지 견해를 내놓고 있다.

예를 들어, 많은 전문가들은 원래 돈독한 우호관계를 유지해왔던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UAE가 카타르의 하마스(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에 대한 지원을 중단시키는 것을 목표로 의기투합했을 것이라고 본다. 카타르는 지난달 하마스의 회의를 자국에서 개최하도록 도왔고, 이런 움직임에 맞서 미국과 친이스라엘 싱크탱크들은 대규모의 반카타르 심포지움을 열기도 했다.

카타르와 이란의 관계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타밈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최근 두 차례 전화통화를 갖고 전에 없는 강력한 관계를 촉구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사우디와 UAE의 불안은 커져갔다.

지난 4월에는 카타르 외교관이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란과 연계된 무장조직이 회수할 수 있도록 일부러 돈가방을 놓고 갔다고 알려져 큰 분노를 사기도 하였다. 이 돈은 1년 전에 벌어진 카타르 귀족 납치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약속한 몸 값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이슬람의 종파적 정통성과 관련된 소문들도 있다. 이 부분의 번역은 생략했다/편집자주)

현재의 위기에 이런 그 동안의 맥락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더욱 확실한 기폭제는 새로운 미 행정부 자체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소재한 ‘극단주의 이데올로기와 싸우는 글로벌 센터’를 방문한 아랍권 지도자들과 트럼프 미국대통령 부부. 왼쪽에서부터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살만 사우디 국왕, 멜리나 트럼프 미국대통령 부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17.5.21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소재한 극단주의 이데올로기와 싸우는 글로벌 센터를 방문한 아랍권 지도자들과 트럼프 미국대통령 부부. 왼쪽에서부터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살만 사우디 국왕, 멜리나 트럼프 미국대통령 부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17.5.21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사우디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무기를 강매하고 있고, 심지어 사우디로 하여금 미국의 인프라 시설에 투자하도록 종용했다. 사우디 내부적으로도 급한 일이 많은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측은 미국의 새 정권이 전임 정권들보다 훨씬 더 확고한 동맹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트럼프 정권 인수팀은 201612월 초에 UAE의 황태자를 예방해 이란 문제와 카타르 문제를 논의했으며, 최근 사우디 순방길에서도 이에 대한 후속논의를 이어갔다. 오랫동안 계획된 카타르 손보기(do something about Qatar)’ 작전에 미국이 그린 라이트를 켜준 것으로 읽힐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사우디와 UAE의 입장에서는 마침내 골칫덩어리 주변국에 대항해 행동을 개시하는 데 필요했던 미국의 백지위임장(carte blanche)을 얻어낸 셈이다. 자국에 적대적이었던 카타르의 외교정책을 끝장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백악관의 입장에서는 사우디와 UAE가 카타르에 있는 미군 기지 - 미 중부사령부(CENTCOM)의 본부와 주요 공군기지 등 - 에 대해 미국의 권리를 확실하게 보장해준다고 하면, 잃을 것은 없고 얻을 것만 많은 남는 장사가 된다.

카타르의 정권교체나 적어도 현 외교정책의 중단은 오랫동안 미국 정치를 괴롭혀왔던 걱정거리 하나를 덜어주는 일이 될 것이다. 미 재무부는 사우디와 쿠웨이트에 거주하는 부자들의 자금이 알카에다, IS 등과 같은 극단주의 세력에 흘러들어갔다는 증거를 계속해서 수집 중이다. 하지만 건별로 본다면 카타르에서는 (테러 지원에 대한) 더욱 확실한 증거들이 확보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정황은 미 국방부가 카타르에서의 군사시설을 철수해야 한다는 압력이 되었다. 미 의회의 강력한 권고를 포함해서 말이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카타르의 군사 기지를 대신할 방안을 만들지 못했었다. 이런 맥락에서 사우디와 UAE가 주도하고 있는 카타르 정부의 재구성(reorganisation)’ 시도는 (미국에겐) 꼭 필요했던 진통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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