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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114] 트럼프는 미친놈이 아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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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2-10 17:3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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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114] 트럼프는 미친놈이 아닐 수 있다

이 형 구 : 자주시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여러모로 화제를 모으는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패배 후 탄핵 위기에 놓였다.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났음에도 탄핵을 추진하는 이유는 다음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이다. 

 

미 상원에서는 미국 현지 시간으로 2월 9일에 탄핵 심리를 본격화한다고 한다. 과연 어떻게 될까? 이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정계에서 사라지게 될까?

 

트럼프 대통령을 평가하는 데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다. 누군가는 트럼프더러 미쳤다고 평가하고 어떤 이는 트럼프를 미 기득권에 도전하는 돈키호테처럼 여기기도 한다. 심지어는 러시아의 첩자라는 설도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독점자본가로부터 모종의 임무를 받았다는 ‘미 독점자본 기획설’(이하 기획설)을 주장하기도 한다. 독점자본주의 세력이 위기에 빠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트럼프를 내세웠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바로 이 기획설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트럼프가 등장하게 된 배경

 

미국은 세계 초강대국이자 제국주의 나라라고 한다. 미국은 자기를 정점으로 하여 자본주의진영의 질서를 재편했다. 미국은 세계를 통제하기 위해 여러 하위 동맹을 두고 있다. 유럽에는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를, 오늘날 아시아에서는 인도-태평양전략을 추진하는 식이다. 미국이 힘이 셀 때는 하위 동맹을 거느리는 것이 수월했다. 미국은 자신에게 복종하는 세력에게 그만한 콩고물을 떨어뜨릴 수 있었다. 미국이 냉전 때 유럽 자본주의 나라에 대대적인 경제지원을 했던 마셜플랜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제는 미국이 어려움에 빠지게 되면서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미국이 경제 부흥을 주도하기는커녕 미국에서 터진 2008년 서브프라임 모지기사태가 전 세계를 경제위기에 빠뜨리기도 했다. 미국은 몰락해가는 상황에서도 하위 동맹을 계속 통제하기 위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대통령은 이른바 ‘주먹형사’와 ‘담배형사’처럼 필요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곤 했다.

 

주먹형사와 담배형사는 경찰이 역할을 분담해 피의자를 대하는 걸 비유한 것이다. 주먹형사는 고압적인 태도로 피의자를 굴복시키고 담배형사는 피의자에게 담배를 권하며 편을 들어주는 체하며 피의자를 구슬린다. 이처럼 미국도 자기의 필요에 따라 바로 이 주먹형사와 담배형사 같은 역할극을 한다는 것이다.

 

2001년에 집권한 조지 부시 대통령은 대표적인 주먹형사라고 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이란,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으로 꼽으며 강경정책을 폈다. 그리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략했다. 그러면서 부시 대통령은 동맹국들을 향해 “이제 세계의 모든 국가들은 결단해야 한다. 우리 편에 설 것인가, 아니면 테러리스트의 편에 설 것인가”라며 전쟁에 동참하지 않으면 적의 편을 든 거라고 윽박질렀다. 그야말로 깡패 같은 모습이었다.

 

부시 대통령의 후임으로 집권한 버락 오바마는 담배형사에 빗댈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른바 ‘스마트 외교’를 표방했다. 일방적인 외교를 버리고 적대 국가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G20 회의에 가면서도 “각국의 목소리를 경청하러 간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서로 적대적이었던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과 만나 악수를 하기도 했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에게서 “경청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핵무기 없는 세상’을 주장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세계인들은 오바마 대통령을 진보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으로 여겼다. 한겨레는 2009년 4월 20일 사설 <세계 지형 바꾸는 오바마 스마트외교>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스마트외교가)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있음은 분명하다”라면서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은 사실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뉴욕타임스는 2016년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전쟁을 가장 오래 수행한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전과 아프간전을 비롯해 파키스탄, 시리아, 리비아, 예멘, 소말리아에서 임기 내내 전쟁을 벌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반도 핵문제 해결도 거부했다. 부시 정권 시절 북한과 미국은 9.19 공동성명을 합의한 바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에 합의한다는 내용이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하고 북한은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폭파하는 성과를 이루기까지 했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은 9.19공동성명을 이행하지 않았고 북한의 대화 제의를 ‘무시’했다. 부시 정권 시절 이룬 성과는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합동군사훈련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경제제재를 더해갔다. 북미관계는 좋아질 수가 없었다. 많은 대한민국 국민은 오바마 대통령이 북미관계를 합리적으로 풀어갈 거라는 기대를 하기도 했지만, 그 기대는 여지없이 산산조각났다.

 

이를 보면 오바마 대통령은 양의 탈을 쓴 늑대에 불과했다고 할 수 있다. 

 

기획설은 트럼프 대통령도 미치광이가 아니라 주먹형사의 역할을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은 경제위기가 너무 심각한 나머지 동맹국을 돌보기는커녕 동맹국의 돈을 강탈해와야 할 지경이었다. 동맹국의 돈을 강탈하면 동맹국이 반발할 건 뻔하다. 기획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한 건 바로 이런 배경에서라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치광이 전략으로 동맹국을 단단히 잡도리했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통적인 우방국인 유럽 국가들에도 무리한 요구를 하기 일쑤였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너무 미국에 의존한다면서 유럽이 더 많은 방위비를 내야 한다고 강요한 바 있다. 그 결과 독일은 국방비를 무려 11%나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마저도 너무 적다며 독일 주둔 미군을 감축하겠다고 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치광이 전략으로 동맹국을 거침없이 압박하고 참기 힘든 모욕을 주었다. 그렇게 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을 압박해 경제 이익을 빼내는 데 성공했다. 세계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지만 트럼프라는 개인이 문제라고 여기고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서 벗어나는 데로 나아가진 않았다. 이렇게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주먹형사의 역할을 잘 해냈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먹형사라면 바이든 대통령은 담배형사라고 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돌아왔다”고 떠들어댔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다를 게 없다. 

 

앞서 소개한 주독미군의 예를 보자.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망가뜨린) 동맹을 재건할 것”이라며 주독미군 감축을 취소시켰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국방비를 인상하라고 강요한 것을 무효로 돌려주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주독미군 병력을 감축하지 않고 독일의 국방비 인상만 끌어낸 형국이다. 사실 주독미군은 독일을 위한 것도 아니다. 2020년 8월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일 국민의 47%가 주독미군 감축에 찬성하고 25%는 아예 주독미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답했다. 감축을 반대한 비율은 28%에 불과했다. 독일인들은 주독미군 주둔을 싫어하는 것이다. 결국, 주독미군도 감축하지 않고 독일의 국방비만 끌어올린 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합작해서 미국의 요구를 관철해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중대결에서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별 차이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매년 5000억 달러를 빼앗아 간다. 계속되도록 놔둘 수는 없다”라고 말하며 중국과 대결을 편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번영, 안보, 민주적 가치의 가장 심각한 경쟁국인 중국의 도전에 정면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중국과) 극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바이든이나 트럼프나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막기 위해 중국과 대결을 하겠다는 똑같은 소리를 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설적이고 통속적으로 말했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어렵게 말했다는 차이 정도라고 할까.

 

바이든 대통령은 담배형사 역을 맡아 신사인 척, 동맹국을 위하는 척한다. 세계인들에겐 ‘돌아온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무척 신사다워 보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기대를 가지면 안 된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환상은 우리에게 독이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미워킹그룹을 만들었다. 정부는 한미워킹그룹에서 대북정책을 하나하나 허락 맡아야 했다. 주권국가로선 참기 힘든 모욕이자 폭력적인 내정간섭이었다.

 

새로 등장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나쳤다면서 내정간섭 조치를 철회할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겉으로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는 척하면서도 결국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바이든 대통령은 합리적이어서 충분히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기대하게 되면 미끼를 문 물고기 신세를 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정부를 힘으로 협박했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기대를 미끼로 한국 정부를 옭아맬 것이다.

 

미국 내부의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은 유용했다.

 

미국은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막바지인 2020년에만 4조 달러어치의 경기부양책을 썼다. 4조 달러면 미국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 때 4년에 걸쳐 양적완화를 한 금액과 같다. 그렇게 막대한 돈을 쏟아 부었어도 2020년 미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빈부격차도 극심해지고 있다. 1970년부터 2018년까지 상위 1% 부자의 1년 수입은 약 9억 원가량 증가했는데 하위 50%의 수입은 고작 9백만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러니 빈부격차가 커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8년 미국의 지니계수*는 0.485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의 지니계수는 2018년 0.345이고 유럽에서도 0.38을 넘는 곳이 없다고 하니 선진국 중에선 미국이 압도적인 1위라고 할 수 있다.

(* 지니계수. 소득 격차를 표현한 숫자.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

 

미국의 독점자본가들이 이익을 국민에게 좀 나눠주면 미국 경제에 숨통이 트이겠지만, 독점자본가는 자신의 이익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그 결과 미국인들은 독점자본가에 대한 분노가 싹트게 되었고 사회주의에 대한 지향이 자라났다. 

 

2019년 3월, 미국 갤럽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국민의 43%가 “사회주의는 국가에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2018년 8월 미국 갤럽 조사결과에서는 30세 미만 미국 청년 중 51%가 사회주의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자본주의를 선호하는 청년은 45%로 사회주의를 선호한다는 답변보다 적었다.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미국인들은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2011년 ‘월가를 점령하라’라는 시위를 벌여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것이다. 정치에서도 사회주의 바람이 불었다. 버니 샌더스는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어 열풍을 일으켰다. 샌더스는 경선 초반 지지율이 3%에 불과했지만, 경선이 끝났을 땐 22개 주에서 승리했고 전체 대의원 중 39.5%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이때 버니 샌더스와 함께 등장한 정치인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성정치에 불만을 갖고 사회주의를 지향하던 미국인들을 사회주의 대신 극우로 이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하자 진보적인 미국인들은 사회주의로 나아가지 못하고 극우를 반대하기 위해 기성정치권을 지지하게 되었다. 그 결과, 미국 사회엔 극우 열풍이 불고 사회주의의 움직임은 자취를 감추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역할을 완수한 것이다.

 

미국은 대내외에서 독점자본주의, 제국주의의 한계를 맞닥뜨리고 있었다. 미국은 자신의 본질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문제를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미치광이였기 때문에 일어난 일인 것처럼 책임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을 책임전가용으로 활용한 것이다.

 

 

 

전망

 

그러나 이런 역할극으로 위기를 모면하기엔 미국의 위기는 녹록지 않다. 미국의 몰락은 시간 문제가 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실패는 불 보듯 뻔하다. 벼랑 끝에 몰린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을 위하는 미국의 참모습으로 돌아왔다곤 하지만, 결국 살기 위해 동맹국을 더욱더 압박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경제 회생을 위해선 다른 나라를 침략해 이익을 강탈해오곤 했는데 지금은 미국 뜻대로 상황이 굴러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일단 반대 세력을 제압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먼저 북한을 보자. 북한은 미국과 70년간 전쟁중인 유일한 나라이며 가장 치열하게 대결하고 있는 국가이다. 북미대결은 군사대결, 체제대결의 성격을 띤다. 그래서 미국에게 북한과의 관계는 그 어떤 다른 나라와의 관계와는 다른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런 북한은 미국이 제압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역으로 미국이 제압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할 상황이 되었다.  미국은 북한을 군사력으로 제압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경제제재로도 북한을 굴복시키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고 싶어도 더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반면,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군사행동을 한다면 미국은 이에 맞설 방법이 없다.

 

미국은 중국과 대결을 하고 있지만, 역시 승산이 적어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2020년 2분기에 3.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32.9%, 영국과 인도는 –20%대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관세 폭탄과 코로나19라는 악재도 중국의 약진을 멈추게 할 수 없었다고 평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은행은 2021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8.2%로 예상했다. 중국은 9년 만에 최고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러시아와도 대결하고 있다. 미러 대결의 기본은 군사대결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2018년 시리아에서 대리전쟁을 치른 바 있다. 미국은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고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했다. 이 대결은 결국 미국의 철군으로 막을 내렸다. 미국이 대리전에서 러시아에 꼬리를 내린 것이다. 미국 CNN 방송은 “최대 패배자는 미국”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2018년에 핵추진 순항미사일,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등 슈퍼 무기 6종을 공개했는데, 미국은 2021년 현재도 이런 무기를 보유하지 못하고 아직 개발 중이다. 미국이 러시아의 꽁무니를 따라가는 모양새인 것이다. 미국은 경제제재 동원해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지만, 러시아를 굴복시키진 못하고 있다.

 

물론 미국이 제재를 하면 중국과 러시아는 타격을 입는다. 하지만 제재는 중국과 러시아 뿐만 아니라 동맹국, 특히 유럽연합에도 피해를 준다. 

 

대표적인 사례로 독일을 보자. 중국은 독일의 주요 무역국이다. 2019년 기준으로 중국은 독일의 제3위 수출국이다. 수입을 합치면 중국은 독일의 가장 큰 교역국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는 한 독일 경제전문가가 “왜 우리가 (중국과 미국 가운데) 양자택일해야 하나”라며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독일은 러시아와도 해저 가스관을 연결하는 ‘노르트 스트림2’라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2020년 8월, 미국 상원의원들이 서한을 통해 노르트 스트림2 사업에 참여하는 독일의 항구 운영 회사를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하면서 미국이 제재하면 유럽연합 차원에서 보복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유럽은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데 미국의 경제제재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 그래서 유럽 나라들이 미국에 반발하기 일쑤다. 유럽연합은 2020년 12월 30일에는 미국이 보란 듯이 중국과 공식적으로 투자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아메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그리고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등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 서명했다. 

 

유럽이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중국과 러시아와 교류를 끊게 하려면 무언가 보상을 해줘야 할 텐데 미국은 유럽에 떡고물을 안겨줄 입장이 아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을 내세워 유럽을 착취해야 했던 상황이다. 유럽은 중국과 러시아를 제재해 경제 피해를 안겨주는 미국에 점차 반발하게 되고 미국은 그런 유럽을 다독일 여력이 없다. 

 

미국은 북한, 중국, 러시아와의 대결에서도 밀리고 있고, 떠나가는 동맹국을 잡을 힘이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너지는 미 제국주의의 끝자락에 서 있고 여기에서 벗어날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기에 몰락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몰락할 바이든 대통령은 곧 책임을 떠넘길 대상이 절실히 필요해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역할은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맡게 될 것이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될까? 미국 상원에서 트럼프 탄핵안이 논의될 예정이지만, 아마도 부결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 본인도 1월 25일 CNN 인터뷰에서 “탄핵이 가결될 만큼 충분한 공화당 의원들이 찬성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라며 비관했다. 민주당은 탄핵안이 부결될 걸 예상해 트럼프 불신임 결의안을 채택하겠다느니 하며 미리부터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큰 이유는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의 인기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해리스X가 1월 말 여론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34%가 트럼프 대통령이 신당을 창당하면 지지하겠다고 대답했다. 공화당 지지층의 64%는 이 당에 가입하겠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플로리다 주에 ‘전임 대통령실'(Office of the Former President)’이라는 이름의 사무실을 열었다. 퇴임한 대통령이 대통령실이라는 이름을 단 사무실을 열고 정치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전대미문의 행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언론의 주목을 받는 듯하다. 선거에서 바이든이 승리하고 트럼프는 패배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도 트럼프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이슈는 바이든 대통령보다 훨씬 자극적이고 대중의 관심을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살아있는 것이다. 

 

미국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인생이 끝났고 감옥에 가게 될 것이란 설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 세력은 여전히 살아남아 계속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기획설이 진실이라면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을 운영하는 데서 실패할 경우, 미 독점자본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구원투수로 다시 등판시키게 될지 모른다. 기획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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