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사설]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의 세균 실험실이 발견되었다. 슬라브족 등 특정 종족을 겨냥하고 있는데 일본군 731부대의 소행과 유사하다고 한다. 이 같은 중대 사실에 대해 침묵하는 한겨레를 비롯한 국내 언론들의 태도가 참으로 유감스럽다. [번역자 주]

출처: 환구시보 사설 2022-03-11 22:16 (현지시각)

러시아 국방부는 10일(현지시각) ‘철새를 통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전파’를 비롯해 ‘박쥐에게서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 세균과 바이러스 병원체’ 등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수행한 생물무기 연구를 폭로하는 내용의 문서를 우크라이나 생물학 실험실 요원들로부터 입수해 공개했다. 러시아 측은 또 확보한 자료에는 슬라브족에 속하는 혈청 샘플이 대량으로 옮겨진 것으로 드러나,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행한 생물학 프로젝트가 일본군 731부대의 소행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 자료들은 러시아가 인터넷에 공개해 전 세계에서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다.
미국 측 반응은 어물쩍 넘기려고 하는 것이다. 젠 프사키 백악관 공보비서관은 러시아가 ‘거짓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8개 트윗을 연속 날렸지만, 정작 미국의 우크라이나 생물실험실에 대해선 어떤 언급도 회피했다. 그녀는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화학이나 생물학 무기를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주장을 하였다. 그러면서 여전히 어떤 증거자료도 내놓지 못했는데, 그녀의 이러한 공격은 세인의 의혹을 규명하는 데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미국의 반응을 더욱 무기력하게 만들 뿐이고 논리적 혼란을 부추긴다.
미 국무부 서열 3위인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정무차관은 본의 아니게 진실을 말했다. 그녀는 미 의회 상원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에 ‘생물학 연구시설’이 있으며, 러시아군에 ‘연구자료’가 넘어가지 않도록 우크라이나 측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 우크라에 화학 또는 생물학 무기가 있는지 질문하는 루비오 상원의원 (CCTV2),  (오른쪽) 청문회에서 답변하는 눌런드 국무차관 (CCTV2)
▲(왼쪽) 우크라에 화학 또는 생물학 무기가 있는지 질문하는 루비오 상원의원 (CCTV2), (오른쪽) 청문회에서 답변하는 눌런드 국무차관 (CCTV2)

이런 모순된 표현은 미국에 대한 세계의 의문을 한층 증폭시킨다. 우크라이나에 미국의 생물학 실험실이 있는지 없는지? 왜 2월 24일 러―우 충돌 당일 부랴부랴 자료를 폐기했는지? 이들 실험실은 과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과학 연구를 무기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었는지? 미국은 전 세계에 336개 생물학 실험실을 갖고 있는데, 그것들과 펜타곤은 어떤 관계인지? 미국은 어떻게 이런 생물학 실험실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있는지? 왜 미국은 생물무기 금지협약의 감시체제 구축을 20년 넘게 독점적으로 가로막고 있으며,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포트 데트릭(Fort Detrick) 생물학 실험실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과연 어떤 관련이 있는지?
생물학적 군사 활동은 작은 일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혹 제기는 합리적이며 정당하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악명 높은 731부대의 세균전 자료를 25만 엔에 입수하고도 이들 자료의 용도를 지금껏 공개하지 않고 있다. 최근 30년간 미국 내 P4 실험실 (생물안전 4등급 최대 밀폐 실험실)은 750% 증가했으며, 이에 따른 바이러스 유출 위험도 끊임없이 커지고 있다. 바로 미국 국내의 반대 목소리가 나날이 높아졌기 때문에 미국이 대규모 실험실을 국외에 짓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한국, 카자흐스탄, 그루지야 등에서 미군 바이오 실험실의 관련 바이러스가 유출돼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관련 국가에서 터져 나온 분노의 항의도 미국의 강력한 언론 조작의 힘에 의해 가볍게 부스러졌다.
생물학무기와 핵무기, 화학무기는 모두 대량살상 무기로 간주되기에 어떤 사적인 생물학 무기 개발 의혹도 반드시 즉각 조사되고 규명돼야 한다. 러시아의 이번 폭로는 매우 구체적이기 때문에 응당 국제사회가 중시해야 한다. 그리고 그 진실성에 대한 판단은 반드시 권위 있는 국제기구가 주도하는 다자간 사찰단에 의해 승인되어야 하지, 절대로 미국 혼자서 마음대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미국에 대해 한마디 하면, 다른 사람을 먹칠하는 것으로 자신을 합리화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만약 미국이 정말 자신이 말한 것처럼 그렇게 억울하다면, 진실을 공개하거나 여러 방면의 사찰을 받아들이는 것이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니겠는가?
지적해야 할 것은, 이것은 러―우 충돌 발전과정에서 의외의 발견으로 충돌 자체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일에 대한 시비곡직을 가리는 일은 러―우 충돌에 대한 ‘입장’과 연결돼서는 안 된다.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미국에 대해 강력한 여론의 압박을 형성해야 하며, 미국 측의 ‘거짓 정보’ 한 마디에 장단을 맞춰서는 안 된다. 이 일에 있어 미국은 세계에 해명해야 할 빚을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