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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어샤이머 교수, 나토가 러시아에 도전장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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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7-02 18:55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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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어샤이머 교수, “나토가 러시아에 도전장을 던졌다”


우크라이나 위기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미어샤이머 교수 연설문 (2)

김 민 준 기자 자주시보 7월 1일 서울 

존 J.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지난 6월 16일 피렌체의 유럽대학연구소(EUI)에서 한 연설 ‘우크라이나 위기의 원인과 결과’ 전문이 미국의 외교 안보 전문지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The National Interest)에 실렸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다차원적 재앙이며 가까운 장래에 훨씬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역사는 미국과 동맹국이 우크라이나에 관해 놀랍도록 어리석은 정책을 편 데에 대해 가혹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설문을 번역해 세 번에 걸쳐 싣는다. 

 


 

(이어서)

 

문제의 진짜 원인

 

우크라이나 위기의 근원은 미국이 주도해서 우크라이나를 러시아 국경의 서방 요새로 만들려는 전략에 있습니다. 그 전략에는 세 가지 갈래가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유럽연합(EU)에 통합하고, 우크라이나를 친서방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만들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통합하는 것입니다. 

 

이 전략은 2008년 4월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나토 연례 정상회담에서 시작되었으며, 당시 나토는 우크라이나와 조지아가 “회원국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지도자들은 즉각 격분하여 이 결정을 실존적 위협으로 보고 있으며 어느 국가든 나토에 가입하는 것을 허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존경받는 러시아 언론인에 따르면 푸틴은 분노했다며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크림반도와 동부 지역 없이 가입하게 될 것입니다. 간단히 무너질 것입니다”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현재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지만 부쿠레슈티 회담 당시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였던 윌리엄 번스는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부 장관에게 이 문제에 대한 러시아인의 생각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메모를 다음과 같이 작성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푸틴뿐만 아니라 러시아 지도층에 가장 선명한 금지선(레드라인)입니다. 나는 크렘린궁의 음지에 있는 얼간이부터 푸틴의 가장 날카로운 자유주의 비판자에 이르기까지 주요 러시아 인사와 2년 반 넘게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러시아의 직접적인 도전으로 보지 않는 사람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나토가 전략적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볼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날의 러시아는 그 도전에 응답할 것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관계는 깊이 얼어붙고, 그것이 러시아가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에 개입할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이 될 것입니다.”

 

물론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이해한 정책 입안자는 번스만이 아닙니다. 실제로 부쿠레슈티 회담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것이 러시아를 놀라게 하고 화나게 할 것이라는 점을 이해했기 때문에 그것을 반대했습니다. 메르켈은 최근 자신의 반대 입장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나는 푸틴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의 관점에서 그것은 선전포고입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모스크바의 ‘가장 선명한 금지선’에 대해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고, 우크라이나와 조지아가 결국 동맹에 가입할 것이라고 공개 선언을 발표하는 데 동의하도록 프랑스와 독일 지도자들에게 압력을 가했습니다.

 

당연히 조지아를 나토에 가입시키려는 미국의 행동은 부쿠레슈티 회담 4개월 후인 2008년 8월 조지아와 러시아 사이에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도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 국경의 서방 요새로 만들려는 계획을 계속 추진했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결국 2014년 2월 미국의 지원을 받는 봉기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대통령인 빅토르 야누코비치가 망명하게 했고 큰 위기를 촉발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는 친미 총리 아르세니 야체뉴크(Arseniy Yatsenyuk)가 집권했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크림반도를 장악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자와 우크라이나 정부 간의 내전을 촉발했습니다.

 

2014년 2월 위기가 발발한 때부터 2022년 2월 전쟁이 발발한 때까지 8년 동안 미국과 동맹국은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는 데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주장을 종종 듣습니다. 사실상 이 문제는 정책 우선순위에서 제외되었고, 따라서 나토 확대는 2021년 위기 확대와 올해 초 후속 전쟁 발발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주장은 거짓입니다. 사실 2014년 사건에 대한 서방의 반응은 기존 전략을 밀어붙이고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더 가깝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나토는 2014년 우크라이나 군대를 훈련하기 시작했으며 향후 8년 동안 매년 평균 10,000명의 훈련된 군대를 양성했습니다. 2017년 12월 트럼프 행정부는 키이우에 방어 무기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나토 국가들은 곧 행동에 착수하여 더 많은 무기를 우크라이나로 운송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도 나토군과 합동군사훈련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 7월 키이우와 워싱턴은 31개국 해군이 참가하여 러시아를 직접 겨냥한 흑해 해상 훈련인 시 브리즈(Sea Breeze)를 공동 주최했습니다. 두 달 후인 2021년 9월에 우크라이나 군대는 ‘빠른 삼지창 21(Rapid Trident 21)’ 훈련을 이끌었습니다. 미 육군은 이 훈련을 “동맹국과 동반 국가 간의 상호 운용성을 강화하고 부대가 어떠한 위기에도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연례 훈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군대를 무장시키고 훈련하려는 나토의 노력은 지금 진행 중인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상대로 어떻게 이 정도로 싸울 수 있는지를 잘 설명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머리기사 제목을 봅시다.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성공의 비밀: 나토 훈련의 여러 해’

 

우크라이나군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기 위한 나토의 지속적인 노력 외에도, 2021년에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서방으로의 통합을 둘러싼 정치 환경이 바뀌었습니다. 키이우와 워싱턴에서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려는 열의가 새롭게 나타났습니다. 원래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는 데 큰 열의를 보인 적이 없었고, 위기 해결을 위해 러시아와 협력해야 한다는 공약으로 2019년 3월 선출되었습니다. 그런데 2021년 초 노선을 뒤집고 나토 확장을 수용했을 뿐만 아니라 모스크바에 대한 강경한 접근법을 채택했습니다. 그는 친러시아 TV 방송국을 폐쇄하고 푸틴의 친한 친구를 반역 혐의로 기소하는 등 모스크바를 화나게 할 일련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2021년 1월 백악관에 입성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는 데 오랜 기간 공을 들였고 러시아에 대해서도 초 매파적이었습니다. 2021년 6월 14일 나토는 브뤼셀에서 열린 연례 정상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우리는 2008년 부쿠레슈티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의 필수 과정인 ‘회원국 행동 계획(MAP)’을 통해 동맹의 일원이 될 것이라는 결정을 재확인한다. 우리는 각 동반 국가가 각자의 장점에 따라 판단한다는 것을 포함해 후속 결정을 비롯한 모든 요소를 재확인한다.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신의 미래와 외교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확고히 지지한다.”

 

2021년 9월 1일 젤렌스키는 백악관을 방문하여 바이든이 “우크라이나의 유럽-대서양 포부”에 “확실히 전념”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그 후 2021년 11월 10일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중요한 문서인 ‘미국-우크라이나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헌장’에 서명했습니다. 헌장에 따르면 양측의 목표는 “유럽과 유럽-대서양 기구로 우크라이나가 완전히 통합되는 데 필요한 깊고 포괄적인 개혁을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헌장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미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에 대한 약속”뿐만 아니라 “2008년 부쿠레슈티 정상회담 선언”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우크라이나가 2021년 초에 나토 가입을 향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일부 지지자들은 나토가 방어적 동맹이고 러시아에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에 모스크바가 우려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나토에 대한 푸틴과 러시아 지도자들의 관점과 다르며 중요한 것은 그들의 생각입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는 것이 모스크바에 “가장 선명한 금지선”으로 남아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러한 증가하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푸틴은 2021년 2월부터 2022년 2월 사이에 점점 더 많은 수의 러시아 군대를 우크라이나 국경에 주둔시켰습니다. 그의 목표는 바이든과 젤렌스키가 우크라이나를 서방에 통합하려는 노력을 중단하도록 압박하는 것이었습니다. 2021년 12월 17일 모스크바는 바이든 정부와 나토에 별도의 서한을 보내 1)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을 것 2) 러시아 국경 근처에 공격용 무기를 배치하지 않을 것 3) 1997년 이후 동유럽으로 이동했던 나토 병력과 장비를 다시 서유럽으로 이동시킬 것 등을 서면으로 보증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푸틴은 이 기간에 나토가 우크라이나로 확장되는 것을 생존의 위협으로 여겼음이 분명한 수많은 공개적 발언을 했습니다. 2021년 12월 21일 국방부 이사회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들이 우크라이나에서 하고 있거나, 시도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것은 국경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집 문 앞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정말 우리가 이러한 위협을 보지 않는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우리가 러시아에 대한 위협이 나타나는 것을 그저 수수방관할 것으로 생각합니까?” 

 

두 달 뒤인 2022년 2월 22일, 전쟁이 시작되기 불과 며칠 전 기자회견에서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는 것은 우리에게 위협이 되기 때문에 전적으로 반대합니다. 나는 이곳에서만 그것에 대해 여러 번 말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이어서 그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실질적인 회원국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들은 현재 키이우 당국을 현대식 무기들로 계속 무장시키고 있습니다. 만약 이것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모스크바는 완전무장 한 반(反)러시아 세력의 차지가 될 것입니다. 이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먼로주의를 오랫동안 고수해 온 미국인에게 푸틴의 논리는 완벽하게 이해될 것입니다. 먼로주의는 유럽 국가가 아메리카 대륙에 군대를 배치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는 푸틴이 전쟁을 시작하기 전 몇 달 동안 발표한 모든 공식 성명에서 그가 우크라이나를 정복하고 러시아 영토로 만들 생각을 하고 있다는 증거가 조금도 없다는 것을 주목합니다. 하물며 동유럽의 추가 국가들을 공격하는 것을 말할 것도 없습니다. 국방부 장관, 외무부 장관, 외무부 차관,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 등 다른 러시아 인사도 우크라이나 사태를 야기한 나토 확장을 강조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2022년 1월 14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의 핵심은 나토가 동쪽으로 확장하지 않는다는 보장”이라고 간결하게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 국경의 서방 요새로 만들려는 노력을 포기하게 하려는 라브로프와 푸틴의 노력은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12월 중순 러시아의 요구에 대해 “변화는 없다. 앞으로도 없다”라고만 답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푸틴은 나토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공격을 개시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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