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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229] 북미 대결, 어디로 갈 것인가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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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03-03 17:15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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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229] 북미 대결, 어디로 갈 것인가 


문 경 환 주권연구소 연구원 3월 3일 서울 



(이어서)

 

3. 북한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1) 끝까지 간다

 

북한이 올해 들어 밝힌 기조를 보면 북미 대결에서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가겠다는 의지만 보인다. 

 

북한이 1월 1일 공개한 노동당 중앙위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확대회의(2022년 12월 26~31일) 결과에는 “조성된 정세는 우리 국가를 정조준하고 있는 미국과 적대 세력들의 우려스러운 군사적 동태에 대처하여 공화국의 주권과 안전, 근본이익을 철저히 담보할 수 있는 압도적인 군사력 강화에 배가의 노력을 가할 것을 요구”한다고 하였다. 

 

2월 6일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4차 확대회의에서도 “조성된 정세에 대처하여 인민군대의 작전 전투 훈련을 부단히 확대 강화하고 전쟁 준비 태세를 보다 엄격히 완비”할 것을 결정하였다. 

 

2월 24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도 담화를 통해 “우리의 거듭되는 항의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적대적이며 도발적인 관행을 계속 이어가다가는 우리 국가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런 기조는 지난해에도 있었다. 지난해 11월 22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담화에서 “우리는 국가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자위권 행사를 시비질하는 데 대하여서는 그가 누구이든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초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하였다. 끝까지 가겠다는 경고였다. 

 

앞으로도 북한의 이런 기조는 바뀔 것 같지 않다. 

 

역사적으로 봐도 북미 대결에서 북한은 항상 중간에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갔다. 예를 들어 1968년 푸에블로호 사건 당시에도 미국이 항공모함 3척을 동원해 북한을 위협하자 김일성 주석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보복에는 보복, 전면전에는 전면전으로”라고 선언하고 전시 동원체제를 명령했다. 북미 대결의 역사적 사례는 앞서 살펴보았으므로 생략한다. 

 

한편 북한이 발표하는 공식 문서의 표현이 점점 실전에 가까워지고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2월 6일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4차 확대회의에서는 “전쟁 준비 태세”라는 표현이 나왔으며, 20일 김여정 부부장 담화에는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한다고 하였고, 24일 권정근 국장 담화에는 “선전포고”가 나왔다. 

 

특히 24일 담화는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적대적이며 도발적인 관행을 계속” 이어가는 것을 선전포고로 간주한다고 하였다. 이는 3월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미국이 ‘연례적 훈련’이라며 관행으로 치부하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된다. 즉, 이달 중순 한미연합훈련을 시작하면 북한은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곧바로 전면전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다. 

 

2) 북한 대응의 특징

 

선제 핵공격

 

많은 전문가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보며 교훈을 찾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직도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현실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불합리한 주장을 한다. 현실에서 북한은 같은 핵보유국인 러시아를 보며 교훈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넘게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물론 러시아의 피해도 갈수록 커진다. 만약 나토를 중심으로 한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실현되기 전에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났다면 러시아의 피해도 최소로 끝났을 것이다. 

 

북한은 이를 보며 만약 전쟁을 한다면 선제 핵공격으로 미국의 저항 의지를 꺾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핵무력법을 통해 선제 핵공격을 공식 전쟁 교리로 채택한 것도 이런 이유다. 

 

만약 1~2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미국으로 발사한다면 요격되거나 혹은 목표물에 명중했어도 미국이 반격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북한도 피해를 볼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은 최소 10발 이상의 다탄두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한꺼번에 미국 본토로 발사해 모든 주요 시설마다 핵공격을 가할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아예 반격할 의지를 갖지 못하도록 하는 게 북한의 구상일 수 있다. 

 

 

또 북한은 2월 20일 600밀리미터 초대형 방사포 사격 훈련을 보도하면서 이 로켓포가 전술핵 공격 수단이며 “적의 작전 비행장당 1문, 4발을 할당”해두었다고 공개하였다. 만약 전쟁이 발발하면 북한은 국내 전역에 있는 공군 비행장마다 4발씩 전술핵 방사포를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31일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 증정된 600밀리미터 초대형 방사포는 무려 30문이나 되었다. 북한은 단 두 달 만에 30문이나 생산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인민군 부대들에 훨씬 많은 수의 초대형 방사포가 실전 배치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전선사령관

 

과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쟁이 발발할 경우 직접 전선사령관이 되어 전선에 나가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2월 7일 인민군 장령 숙소를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기념연회 연설에서 “우리 군대와 생사 운명을 함께 할 결심을 다질 때면 나는 무한한 행복에 빠지곤 합니다”라고 하였다. ‘군대와 생사 운명을 함께’ 한다는 표현에서도 ‘전선사령관’이 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전선사령관은 최전선에서 부대를 지휘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며 목숨을 걸어야 하는 자리다. 지난 2월 8일 열병식에서 ‘백두혈통 결사보위’라는 구호가 나오고 최고 지휘부가 강화되었는데 이것도 전쟁 발발 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선사령관으로서 전선에 나가는 것에 대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대전에서 국가 원수는 군 통수권자로서 후방에서 전쟁을 지휘하는 게 일반적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지휘 체계상 전쟁 발발 시 전선사령관은 총참모장이 맡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렇다면 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직접 전선사령관을 하려는 것일까?

 

1950년 한국전쟁에서 인민군은 한강 도하에 3일이나 걸렸다. 당시 파죽지세로 남하하던 기세나 한강 도하 후에도 엄청난 속도로 남하한 것을 생각하면 한강 도하에 3일이나 걸릴 이유는 없었다. 그래서 이 사건은 오늘날에도 전쟁사가들 사이에서 한국전쟁 최대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북한은 당시 사건을 전선사령관의 판단 착오로 인한 전략적 과오로 본다. 김일성 주석이 곧바로 한강 도하를 명령했으나 최용건 전선사령관이 이를 집행하지 못한 것이다. 이 일로 전선사령관은 김책 내각 부수상으로 교체되었다. 

 

함규진 성균관대 국가경영전략연구소 연구원은 2010년 7월 1일 자 한겨레21 기사 「6·25 때 북한군이 사흘간 서울에 머물지 않았다면」에서 만약 당시 인민군이 곧바로 한강 도하를 했다면 “3∼4일 내로 부산까지 북한의 손에 들어가고, 발 디딜 곳을 잃은 미군이 개입을 망설이는 사이에 적어도 7월 중순 이전까지는 한반도 전역이 평양의 지배하에 들어갔으리라는 데 거의 모든 학자의 의견이 일치한다”라고 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런 한국전쟁에서의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직접 전선사령관으로 나설 결심을 했을 수 있다. 

 

지휘정보부대 등장

 

2월 8일 열병식에 새롭게 등장한 부대 가운데 제191지휘정보여단이 있다. 북한은 이 부대가 “최고사령부의 작전적 의도를 신속 정확히 전달하는 우리 인민군대의 핏줄과도 같은” 부대라고 하였다. 즉, 최고사령부와 각 부대의 통신을 담당하는 부대로 사령부 직속 전령병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무선 통신이 발달한 요즘에는 옛날처럼 인편으로 명령을 전달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령부 직속 전령병을 여단 규모(통상 2천~5천 명)로까지 꾸릴 필요는 없다. 그런데도 제191지휘정보여단을 만든 것은 특별한 환경, 즉 최고사령부가 전선사령부를 겸하여 최전선에 있는 상황에 대비한 것 아닐까 싶다. 최전선에서는 온갖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므로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히 북한은 핵무기를 고고도에서 터뜨리는 슈퍼 전자기펄스(EMP)탄을 이용해 상대의 전자기기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렇게 되면 최전방 인민군도 전자기기를 쓸 수 없게 된다. 제191지휘정보여단이 이에 대비한 부대일 수도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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