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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269] 과제만 남은 국군의 날 시가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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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11-09 18:54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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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269] 과제만 남은 국군의 날 시가행진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10월 5일 서울

분 석


2023년 9월 26일 윤석열 정부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국군의 날 시가행진을 진행하였다. 2013년 이후 10년 만이었다. 시가행진에는 탱크와 장갑차, 각종 미사일을 비롯한 무기들 그리고 4천여 명의 병력이 동원되었다. 또 사상 처음으로 주한미군도 참여했다. 

 

 

 

군대가 시가행진하는 목적은 군대의 위력을 시위하여 국민을 안심시키고 적국이 딴 생각 못 하도록 억제하는 것이다. 과연 이번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그런 목적에 부합했는지 살펴본다. 

 

1) 제식

 

군대에서 가장 먼저, 가장 많이 하는 훈련으로 제식훈련을 꼽는다. ‘차렷’, ‘열중쉬어’, ‘앞으로 가’, ‘뒤로 돌아’ 같은 단순 동작을 반복하며 모두가 동시에 똑같은 동작을 하게 하는 게 제식훈련이다. 제식훈련을 통해 민간인이 군인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말도 있다. 

 

제식이 중요한 이유는 군대의 정신력과 규율성, 통일성이 집약되기 때문이다. 총탄과 포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모두가 지휘관의 지시대로 한 몸처럼 움직이지 않으면 전투의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 겁을 먹은 병사 한 명의 실수나 개별 행동이 부대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곤 한다. 그래서 지금도 군대는 제식훈련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부대의 제식 상태를 보면 그 부대의 전투력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군대의 제식 수준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게 열병식과 시가행진이다. 

 

이번에 국군의 날 시가행진을 하기 두 달쯤 전인 7월 27일 북한도 열병식을 하였다. 국내 언론도 북한 열병식 주요 장면을 널리 보도하였고 전체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였기에 많은 국민이 북한 열병식을 구경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이번 국군의 날 시가행진과 비교를 하게 되었다. 남북의 시가행진(열병식)을 모두 본 이들은 상당히 냉정한 반응을 보였다. 

 

일단 행진 대열의 줄이 맞지 않는다. 제식훈련에서 신물 나게 듣는 말이 ‘오와 열’이다. 가로세로 줄을 맞추는 건 기초 중의 기초다. 그런데 이 기초가 엉성하다. 줄 간격도 일정하지 않고 들쭉날쭉하였다. 

 

▲ 한눈에 봐도 줄이 맞지 않는다. [출처: KTV 영상 캡처]     

 

▲ 한눈에 봐도 줄이 맞지 않는다. [출처: KTV 영상 캡처]     

 

▲ 앞뒤 간격이 제각각이다. [출처: KTV 영상 캡처]     

 

▲ 북한의 7.27 열병식.     

 

총을 드는 각도도 제각각이다. 이런 세밀한 부분까지는 연습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총의 각도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 [출처: 대통령실]     

 

▲ 북한의 7.27 열병식.     

 

2013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 때도 비슷한 비판이 있었다. 언론은 “가두행진 행렬이 활처럼 휜 데다 팔 높이도 제각각이어서 장병들의 모습이 정연하지 못하고 너무 흐트러졌다는 지적이 일부 예비역 장성들을 중심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멋대로 국군의 날 시가행진..군기 잡아야 하나?」, 조선일보, 2013.10.3.) 그런데 10년 동안 크게 개선되지 않은 듯하다. 

 

2) 무기

 

시가행진에는 군대가 자랑하고자 하는 무기가 대거 등장한다. 적국에 비해 강력하고 발전한 무기를 선보여 자국민을 안심시키고 적에게 경고를 보내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국군의 날 시가행진은 북한과 반대로 군인 대열 전에 무기가 먼저 등장해 국군이 무기를 더 중요하게 여기며 내세우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시가행진에서 언론이 가장 주목한 것은 정체불명의 신형 미사일이다. 군은 정확한 이름조차 공개하지 않았으며 철제 상자 안에 넣어 들여다볼 수도 없게 숨겼다. 언론은 대체로 신형 고위력 현무 미사일(현무-4 혹은 현무-5. 이 글에서는 현무-4로 통칭한다.)로 추정했다. 이 미사일은 우리 군이 북핵을 억지하는 3축 체계 중 핵심 무기로 내세우는 미사일이다. 아무튼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이 탄두 중량만 8~9톤에 달하는 ‘괴물 미사일’이라고 평가한다. 

 

▲ 고위력 현무 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     

  

그런데 ‘괴물 미사일’ 하면 먼저 떠오르는 미사일이 있다. 바로 북한의 화성포-17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다. 2020년 10월 10일 북한의 열병식에 처음 공개된 이 미사일은 이동식 대륙간 탄도미사일로는 세계 최대 크기로 당시에는 북한이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기에 외신에서 ‘괴물(monster)’이라 부르기 시작하면서 많은 이들이 ‘괴물 미사일’, ‘괴물 ICBM’이라 불렀다. 

 

▲ 포브스에 실린 ‘괴물 ICBM’ 기사. [출처: 포브스 홈페이지 캡처]     

  

남북이 ‘괴물 미사일’을 하나씩 개발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일단 우리의 현무 미사일은 국내 언론이 나서서 ‘괴물 미사일’이라고 열심히 홍보하였다. 반면 북한의 화성포-17형은 미국에서 먼저 ‘괴물 미사일’이라고 불렀다. 즉, ‘자칭 괴물 미사일’과 ‘타칭 괴물 미사일’이라는 차이가 있다. 

 

‘괴물’의 의미도 다르다. 북한 미사일은 미국이 자국을 향해 날아올 것을 예상하며 공포를 느끼며 ‘괴물’이라 부른 것이다. 공포 영화를 보다가 미지의 무서운 존재가 갑자기 나오자 “괴물이다!”라고 외치는 것과 비슷하다. 반면 한국 미사일은 동급의 미사일 가운데 파괴력이 특히 강하다는 의미에서 ‘괴물’이라 부른 것이다. 액션 영화를 보다가 힘센 인물이 나오자 “괴물이네”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현무 미사일이 정말 ‘괴물’로 부를 만큼 강력한지도 따져볼 문제다. 언론은 현무-4의 파괴력이 전술핵에 버금갈 것으로 예측했다. 군에서는 탄두 중량 2톤의 미사일을 마하 10으로 가속하면 TNT 1킬로톤(1,000톤)의 폭발력을 낸다고 설명하는데 이에 따르면 현무-4는 TNT 4~5킬로톤의 폭발력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군의 설명이 충분히 설득력 있지는 않다.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폭발력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다만 지하 벙커를 뚫고 들어갈 수 있어서 벙커를 목표물로 할 때는 마치 지상에서 TNT 4~5킬로톤의 폭발이 일어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즉, 벙커 한정 ‘괴물’이지 정말 전술핵에 버금가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게다가 전문가들 내에서는 현무-4가 벙커 공격에 효과적이긴 하지만 TNT 4~5킬로톤의 폭발력이 나온다는 건 과장 아니냐는 의혹도 적지 않다. 핵폭탄을 제외한 재래식 무기 가운데 가장 강력한 폭발력을 가진 무기는 러시아의 ATBIP로 폭발력이 TNT 44톤이다. 다음으로 강력한 무기는 미국의 모압(MOAB)으로 폭발력이 TNT 11톤이다. 군의 주장대로면 현무-4가 세계에서 가장 강한 재래식 폭탄보다 100배나 강하고 미국 최강의 재래식 폭탄보다 400배나 강하다는 소리다. 이 정도면 전 세계가 충격에 빠져야 할 텐데 외신에서는 현무 미사일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으니 어찌 된 일인지 모를 일이다. 

 

애당초 핵무기를 앞세운 북한을 향해 재래식 무기를 들고 스스로 ‘괴물’ 운운한 것부터가 우스운 일이었다. 술주정 아니면 마약에 취하지 않고서야 이런 황당하고 창피한 주장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걸 이른바 ‘국뽕’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국뽕’이란 말도 ‘국가’와 ‘히로뽕’의 합성어니 마약이나 마찬가지다. 마약에 취해 한껏 들떠봐야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현실을 자각하면 허망할 뿐이다. 국가 안보에 관한 문제를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냉정하게 현실을 보면 북한은 이미 TNT 10킬로톤 폭발력의 전술핵무기를 8종이나 개발해 실전 배치한 상태다. 그리고 그보다 폭발력이 더 큰 전략핵무기도 여러 종류가 미국과 괌, 하와이 미군 기지를 겨냥하고 있다. 현타(‘현실 자각 타임’을 줄인 신조어)가 오지 않을 수 없다. 

 

3) 주한미군

 

이번 시가행진에서 또 하나 인상적인 부분은 사상 최초로 주한미군 장병 300여 명이 참여했다는 것이다. 국군의 날에 외국 군대가 시가행진을 한 것을 두고 주권 논란도 있는데 이를 논외로 하고 주한미군의 시가행진 모습만 평가해 보자. 

 

일단 많은 이들이 지적한 게 국군에 비해도 제식 수준이 형편없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동작이나 표정도 군인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전의나 군기가 보이지 않았다. 

 

▲ 시가행진하는 주한미군. [출처: KTV 캡처]     

  

특히 총을 들지 않고 빈손으로 행진하다 보니 더 어색했다. 혹자는 “총 든 군인들 사이에 총도 없이 터덜터덜 걷는 군복 입은 무리를 보니 무슨 포로 행렬이나 패잔병들 같았다”라고 혹평했다. 

 

지금 윤석열 정부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주한미군이 우리를 지켜주니 안심하고 감사하자는 취지로 보인다. 이번 주한미군 시가행진 역시 국민에게 ‘주한미군이 우리와 함께 있으니 안심하라’는 뜻을 전하고 북한을 향해서는 ‘주한미군이 있으니 딴생각 말라’는 말을 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포로 행렬’을 연상케 하는 주한미군 시가행진을 보며 과연 우리 국민이 안심할지 의문이다. 시가행진 영상을 북한도 봤을 텐데 상당히 우려된다. 

 

여러모로 주한미군 시가행진은 안 하느니만 못한 꼴이 되었다. 

 

4) 가상 군함 행진

 

정부는 이번 시가행진에 증강현실(AR) 기술을 동원한 정조대왕함 컴퓨터 그래픽이 등장한다고 크게 홍보했다. 아무래도 지상에서 하는 시가행진에 해군 함정이 등장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군 함정을 위해서는 관함식을 따로 하므로 불필요한 순서였다. 

 

평가도 혹평 일색이다. 도로 위에 거대 군함이 지나가는 게 기괴하다는 의견도 있었고, 컴퓨터 그래픽 수준도 낮아 개인 유튜버가 만든 것만 못하다는 지적도 나왔으며, 오류가 심해서 오히려 웃음거리가 되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때문에 관련 예산이 부실하게 집행된 것 아닌지, 비리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혹도 나온다. 원래 정보통신 사업이 부르는 게 값인 경우가 많아 진상 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누가 시가행진에 증강현실 기술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는지, 어떤 업체에 사업을 맡겼는지, 예산은 어디에 얼마만큼 투입됐는지 꼼꼼히 따져볼 일이다. 

 

비용 문제와 관련해 또 다른 의혹도 있다. 국방부가 방위산업체에 국군의 날 행사 비용을 요구한 것이다. 국방부는 강제로 돈을 걷는 게 아니라 자발적 지원을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군대에 무기를 납품해야 할 ‘을’의 입장인 방위산업체가 ‘갑’의 위치에 있는 국방부 요청을 거절하기 힘들다는 건 자명한 일이다. 

 

아무튼 군 시가행진에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한 것은 아마 세계 최초일 것이다. 그런데 다른 나라가 기술이 없어서 이런 걸 하지 않는 게 아니다. 군대는 전쟁에 대비하는 존재다. 전쟁은 현실이며 철저히 실속이 있어야 한다. 보여주기식 쇼는 국민은 물론 군대 자신도 잘못된 판단을 하게 할 수 있어 위험하다. 

 

이번에 증강현실을 이용한 쇼를 한 것을 보면 국군의 머릿속에 ‘쇼맨십’이 있지 않은지 우려하게 된다. 자기 수준, 자기 실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고 뭔가 ‘있어 보이게’ 포장하는 데 머리를 쓰면 자칫 자만에 빠질 수 있다. 

 

군대나 전쟁을 포장하는 건 미국의 방식이기도 하다. 

 

2차 세계대전을 상징하는 여러 유명한 사진 가운데 이오섬(이오지마) 전투에서 성조기를 세우는 사진이 있다. 미국은 오랜 전쟁에 지친 국민을 독려하기 위해 이 사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사진 속 병사들을 본국에 소환해 전쟁 채권을 홍보하는 순회공연에 동원하였다. 이들은 한순간에 전쟁 영웅이 되었다. 

 

▲ 유명한 이오섬의 깃발 사진. 나중에 미군을 몰아내고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이를 본뜬 연출 사진을 찍었을 정도로 유명한 사진이다.     

  

그러나 미국 국민에게 숨겨진 이야기가 있었다. 이오섬에서 가장 높은 수리바치산을 점령한 부대가 처음 깃발을 세웠는데 전투 중 급하게 세우느라 작은 깃발을 사용했다. 그러자 대대장의 지시로 나중에 더 큰 깃발로 교체했는데 이게 사진에 찍힌 것이다. 첫 번째 깃발을 세우는 사진도 있었지만 두 번째 깃발 사진이 워낙 잘 나와서 이게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다. 

 

게다가 전쟁 영웅으로 떠받들린 세 명 가운데 두 명은 사진 속 인물이 아니며 실제로 두 번째 깃발을 세운 병사는 따로 있었다. 이들은 자기들이 사진 속 인물이라 주장했지만 묵살당했다. 

 

비교적 최근 이야기도 있다. 

 

2014년 미국 오바마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5년이나 붙잡혀 있던 한 미군 병장을 구하기 위해 협상을 했다. 결국 탈레반 지도자 5명과 맞교환 형식으로 보 버그달 병장을 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테러 단체와 거래한다는 논란에 대해 ‘미국은 한 명의 용사라도 전장에 남기지 않는다’라고 항변했다. 버그달 병장은 전쟁 영웅이 되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버그달 병장은 탈영병이었으며 그를 추적하다가 6명의 미군이 전사한 일까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미 국방부는 “그가 5년이나 포로로 있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되며 5년이면 그가 탈영 등에 대한 처분을 받더라도 충분한 시간”이라며 의혹을 무마하려 하였다. 그러나 논란이 커지면서 결국 미군이 조사에 착수해 혐의가 사실로 드러났고 ‘전쟁 영웅’은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전락했다. 

 

무기 성능을 속인 경우도 있다. 

 

걸프 전쟁에서 이라크군의 스커드 미사일을 백발백중 요격한 것으로 유명해진 패트리엇 미사일의 성능이 사실은 거짓이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미사일 요격 장면도 다 가짜였다. 미 국방부가 패트리엇 미사일의 요격 성공률이 100%에 근접했다고 발표했지만 미 의회 조사 결과 10%에도 못 미쳤다는 게 드러났다. 또 이라크 전쟁 당시 이라크 미사일 9개를 요격했다고 발표했는데 알고 보니 스커드 미사일보다 훨씬 느리고 사정거리도 짧아 요격하기 쉬운 알-사무드, 아바빌-100 등을 요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의회 조사에 참여했던 조지프 시린시온 카네기연구소 연구원은 2004년 6월 27일 미국 CBS에 출연해 패트리엇 미사일이 44차례 요격을 시도했지만 2~4번 성공했으며 텔레비전에 나온 요격 장면은 패트리엇 미사일이 공중에서 자폭한 장면이었다고 설명했다. 

 

2003년에도 패트리엇 미사일은 미군과 영국군 항공기를 적으로 오인해 격추하였다. 미 육군 보고서에는 “전장에 배치된 패트리엇 시스템은 표적 식별에 실패하기도 하고, 적이 미사일을 발사하지도 않았는데 미사일을 식별해 스크린에 보여주기도 한다”라며 결함을 인정했다. (이상 패트리엇 미사일 관련 내용은 「“정부도 포기한 美미사일, 국회가 ‘사자!’”」, 프레시안, 2004.11.29. 참조.)

 

지금도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참패하고 있는 것처럼 홍보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또 새로운 무기를 지원할 때마다 ‘게임 체인저’라며 전황이 뒤바뀔 것처럼 선전하지만 이제는 사람들도 식상해할 지경이다. 

 

5) 공군 비행 취소

 

이날 원래 공군의 시위 비행, 고공 낙하, 에어쇼 등이 예정되어 있었다. 정부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서울 상공에서 예행연습을 하니 놀라지 말라, 굉음이 발생하니 양해 바란다’고 사전 공지를 하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언론도 연습 비행 모습을 열심히 보도하였다. 그런데 비가 오는 바람에 모두 취소되었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이들은 뭔가 석연치 않음을 느껴야 했다. 실제 비가 온 것은 맞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우산을 쓰지 않고 걸을 정도로 살짝 내리는 수준이었다. 

 

▲ 비를 맞으며 걷는 윤 대통령 일행. [출처: 대통령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시가행진을 한 오후 4~5시 사이에 서울 도심의 강수량은 0.5밀리미터였다. 1시간 동안 0.5밀리미터 내리는 비 때문에 공군이 비행을 취소했다는 소리다. 이해하기 어렵다. 

 

실제 전시에는 비가 온다고 비행을 중단하지 않는다. 실전에 대비한다면 악천후에서도 훈련을 해야 한다. 

 

정말 비 때문에 비행을 취소한 것인지, 아니면 훈련이 부족하거나 준비가 미흡했던 것은 아닌지, 그것도 아니면 공군이 너무 취약해서 보여주기 민망했던 것인지 여러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다. 

 

혹은 도심에서 비행할 정도의 훈련이 안 되어 있다거나, 사고를 우려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무튼 시간당 0.5밀리미터의 비 때문에 비행을 취소하는 공군을 우리 국민이 믿고 안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6) 군 통수권자

 

한 나라의 국방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군 통수권자의 역량이다. 아무리 많은 군인이 있고 좋은 무기가 있어도 군 통수권자가 제대로 지휘를 못 한다면 결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현재 대한민국의 군 통수권자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이번에도 제식 실수를 했다. 

 

▲ [출처: 대통령실]     

  

지난해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된 것은 윤 대통령의 제식 실수였다. 당시 윤 대통령은 기념사를 앞두고 현장의 모든 군 장병의 경례를 받았다. 경례를 받은 대통령은 ‘부대 열중쉬어’를 지시한 뒤 기념사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 장병들이 부동자세로 기념사를 들어야 하는 비상 상황이 발생한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부대 열중쉬어’를 하지 않고 입맛만 다셨고 보다 못한 제병지휘관이 재량으로 ‘부대 열중쉬어’를 지시했다. 이후 국방부는 대통령이 ‘열중쉬어’ 구령을 하지 않아도 된다며 황당한 변호를 했다. 

 

이번에도 윤 대통령은 ‘부대 열중쉬어’ 구령을 하지 않았다. 올해에 구령을 하면 작년에 구령을 하지 않은 자신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계속 하지 않기로 했을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서 계속 잘못하겠다고 고집을 부린 셈이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은 군 통수권자부터 제식을 틀리는 막장 군대가 되어버렸다. 장병들이 줄 못 맞춘다고 질타할 일이 아니다. 

 

그게 아니라 이번에도 구령을 잊어버린 것이라면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도 한번 크게 실수하면 다음부터는 고치려고 노력한다. 그것도 대단히 어려운 일도 아니고 ‘부대 열중쉬어’라는 여섯 글자를 말하는 것을 또 틀린다면 이건 누가 봐도 군 통수 능력이 없는 것이다. 

 

요즘 윤 대통령과 국군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윤 대통령이 낙점한 사단장을 살리기 위해 국방부가 고 채수근 상병 사건을 수사한 수사단장을 해임하고 입건하자 해병대 전우회가 나서서 항의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런 사태는 사실 취임 전부터 예견이 되었다. 윤 대통령이 느닷없이 청와대를 비우겠다며 국방부를 합참 청사로 쫓아버리면서 군부를 완전히 무시해 버린 것이다. 그것도 차분히 일을 진행한 것도 아니고 자기 나라 군대를 상대로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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