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무기 열전 41] 북한이 퇴역 전투기 미그-17-19를 운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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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3-06 18:58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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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무기 열전 41] 북한이 퇴역 전투기 미그-17·19를 운용하는 이유
북한에는 다른 나라에서 거의 쓰지 않는 전투기가 있다.
바로 미그-17, 미그-19다.
1950년대에 생산해 지금은 박물관에서도 보기 힘든 이 전투기들을 아직 운용하는 것을 두고 많은 이들이 북한 공군의 낙후함을 이야기한다.
북한이 왜 이런 구형 전투기를 운용하는지 살펴보기에 앞서 일단 두 전투기에 관해 알아보자.
●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
미그-17은 음속에 도달한 최초의 전투기로 1952년 실전배치되어 무려 8,045대나 생산(면허생산 포함)했고 40개국 이상에서 사용하였다.
최대 허용 속도는 마하 1.15이지만 실제 비행에서 최대 속도는 이보다 느려 천음속 전투기로 분류한다.
중국이 J-5(수출명 F-5)란 이름으로 면허생산을 하였으며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도 면허생산을 하였다.
미그-17은 베트남전쟁에서 맹활약했으며 러시아, 중국 등의 영공을 침범한 미국 정찰기와 전투기들을 여러 차례 격추하였다.
미그-17의 제원은 아래에서 미그-19와 함께 소개한다.
1961년 4월 20일 미 군사고문 델린 앤더슨 중령이 조종하는 F-86 세이버 전투기가 북한 영공을 침범했다.
북한은 즉각 미그-17 편대를 보내 공격했다.
공격을 받고 퇴각한 F-86은 군산 공군기지에 비상착륙을 시도하다 추락하였고 미군 조종사는 사망했다.
1965년 4월 28일 미 공군 정찰기 RB-47H 스트라토제트 정찰기가 북한 영공을 침범하자 미그-17 2대가 요격했다.
23밀리미터 NR-23 기관총을 맞은 RB-47H는 일본 요코타 공군기지에 비상 착륙했으며 복구 불가능 판정을 받고 폐기되었다.
1973년 10월 6일 4차 중동전쟁인 욤 키푸르 전쟁이 발발했다.
당시 북한은 이집트를 돕기 위해 30명의 군사고문단, 50명의 전투기 조종사 및 정비사를 파견하였다.
이집트 지상군은 수에즈 운하를 넘어 시나이반도로 진격하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았다.
지상군을 지원할 방법은 공중 지원밖에 없었는데 당시 이집트에는 지상 공격이 가능한 공격기가 없었다.
북한 군사고문단은 이집트군이 낡아서 쓰지 않는 미그-17을 근접지원기로 활용하기로 하였다.
미그-17은 적 폭격기 요격을 전문으로 하는 요격기였는데 아마도 북한 정비사들이 이를 공격기로 개조했던 듯하다.
이집트군이 주저하자 북한 조종사가 직접 미그-17을 몰고 나가 이스라엘군을 초저공비행으로 공격해 물리쳤다고 한다.
소련은 미그-17을 생산하면서 동시에 개량 작업에 들어가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인 미그-19를 개발하였다.
1955년 실전배치를 시작했으며 면허생산을 포함해 6,500대를 생산했고 중국에서는 J-6이라는 이름으로 무려 2010년까지도 운용하였다.
지금은 북한만 운용하고 있다.
미그-17과 19의 제원은 다음과 같다.
● 예상되는 북한의 구형 전투기 활용법
북한은 미그-17을 241대, 미그-19는 약 100대를 운용하고 있다. (영문위키 기준)
북한이 다른 나라에서 모두 퇴역한 전투기를 계속 운용하는 것을 보면 자체 부품 생산과 수리가 가능함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북한도 최고급 첨단 전투기를 개발하거나 구입하려고 하겠지만 아직 가시적인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한미의 고사양 전투기에 맞서 기존의 구형 전투기를 활용할 방도를 찾아야 했을 것이다.
2023년 9월 6일 북한의 신형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영웅호’ 진수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기존 잠수함을 개조해 핵무기를 탑재하는 ‘핵공격잠수함’으로 만드는 것을 ‘저비용 첨단화 전략’이라고 하였다.
이를 전투기 분야에도 적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1970년대에 이미 미그-17을 공격기로 개조한 것을 보면 아마도 북한은 자체 기술로 미그-17, 19의 성능을 개량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글에서도 소개했지만 수십 년 묵은 구형 전투기도 쓸모가 있으며 고사양 전투기에 비해 장점도 있다.
북한은 한반도라는 좁은 전구에서 일어나는 전쟁에는 구형 전투기로도 충분히 고사양 전투기에 맞설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즉, 고성능 레이더로 가시거리 밖에서 적기를 포착해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격추하는 방식의 미국식 공중전 전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성립하려면 북한 전투기가 들키지 않고 미국 전투기에 근접해야 하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과거 북한이 공개한 기록영상을 보면 1994년 4월 25일 김일성 주석이 북한 공군 부대 현지지도를 하면서 비행사에게 ‘해상 비행은 해보았는가? 초저공비행은 몇 미터까지 해보았는가?’ 물어보았다고 한다. (한호석, 「최고사령관이 직접 지도하는 공중무력 강화사업」, 통일뉴스, 2012.10.22.)
해상 초저공비행을 시 스키밍(sea skimming)이라고 하며 레이더에 최대한 걸리지 않으려고 대함 미사일이나 전투기가 종종 시도한다.
보통 시 스키밍의 고도는 50미터 미만이며 극단적으로 2미터까지도 내려간다.
다만 너무 낮게 날면서 속도를 내면 그대로 바다에 추락할 수 있기 때문에 전투기의 경우 고도의 집중력과 담력, 조종 실력이 필요하다.
이걸 보면 북한은 바다에서 공격해 오는 적에 맞서 들키지 않고 접근하기 위해 ‘몇 미터’ 높이의 초저공 시 스키밍 훈련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밖에 북한은 지하 활주로로 유명한데 예기치 않은 곳에서 갑자기 북한 전투기가 튀어나와 적기를 공격할 수도 있다.
구형 전투기 활용 방도 중에는 무인기 개조도 있다.
이미 중국은 미그-19를 무인기로 개조하여 사격 훈련 표적으로 사용한다.
북한도 미그-17, 19를 무인기로 개조해 훈련용이나 교란용 등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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