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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 또 헛짓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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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6-21 18:24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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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 ,또 헛짓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는 미군 ⓒ사진=미국 육군

편집자주

이스라엘이 6월 13일(현지 시각) 새벽 이란을 공습한 후 미국과 함께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실행 명령은 보류했지만 이란 공격 계획을 승인했다고 하고, 이스라엘은 19일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중수로가 있는 이란의 아라크 핵 시설을 공격했다. 하지만 이란이 항복할 리가 없어 전쟁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번 공습이 큰 실수라고 주장하는 카운터펀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The Folly of the US/Israeli War on Iran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 전쟁을 일으킨 신보수주의자들. 그런데 이들이 이제 또 한 번의 군사적 재앙을 이번엔 이란을 상대로 벌이려는 듯하다.

하지만 이란은 이라크도, 아프가니스탄도, 레바논도, 리비아도, 시리아도, 예멘도 아니다. 이란은 세계에서 17번째로 넓은 나라로 영토만 해도 서유럽 전체에 맞먹는다. 인구는 9천만 명으로 이스라엘의 10배에 이르며, 군사력과 더불어 중국, 러시아와의 동맹도 갖춘 막강한 상대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핵시설을 타격하고 이란의 고위 군 지휘관과 핵과학자 여러 명을 살해한 일련의 공격에 대응해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상공에는 폭발이 일어났고, 지상에서도 미사일로 추정되는 대규모 폭발이 포착됐다. 텔아비브 일대 여러 지점에서 추가 폭발이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한 이란 고위 관리는 “보복은 이제 막 시작됐다. 우리의 지휘관과 과학자, 국민을 죽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이스라엘 어디도 안전하지 않으며, 우리의 복수는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들은 이 전쟁이 쉬울 거라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중동에서 활동해온 전직 영국 외교관이자 MI6 출신 정보요원인 알래스터 크룩이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들은 미국의 힘과 리더십을 다시금 드러내고 싶어 한다. 때때로 약소국 하나쯤 박살내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거다”. 

크룩에 따르면 신보수주의자들은 베냐민 네타냐후와 손잡고 미국의 위대함과 리더십에 도전하는 어떤 경쟁 세력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라는 ‘사실’을 먼저 만들어 낸 뒤, 도널드 트럼프를 이 전쟁에 끌어들이려 한다는 것이다.

이란의 공군력은 약하고 대부분의 전투기가 수십 년 된 구식이지만, 러시아의 방공 시스템과 중국의 대함 미사일, 해안 포대와 기뢰 등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이란은 세계 원유 수송의 20%가 통과하는 세계 최대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할 수도 있다. 이는 국제 유가를 두세 배로 끌어올리고 세계 경제를 초토화시킬 것이다. 이란은 탄도미사일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고 이를 이스라엘과 중동 주둔 미군 기지에 쏟아부을 수 있다. 초기 공격은 방어망으로 막을 수 있겠지만, 반복되는 공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빠르게 고갈시킬 것이다.

이스라엘은 8년 이어진 이란-이라크 전쟁과 같은 소모전을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이 없다. 그 전쟁은 미국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지원했음에도 결국 교착 상태로 끝났다. 18년간의 남부 레바논 점령 또한 헤즈볼라의 끊임없는 타격에 결국 2000년 5월 철군이라는 결말을 맞았다.

2023년 4월 13일과 14일, 이란은 이스라엘이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대사관을 폭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진정한 약속 작전’을 감행하며 이스라엘의 군사 및 정보 시설에 30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퍼부었다. 미국은 미사일의 대부분을 요격했지만, 핵심은 이스라엘이 이런 공격을 스스로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스스로 방어할 수 없다”고 시카고대 정치학 교수이자 웨스트포인트 출신인 존 미어샤이머가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런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전쟁을 질질 끌면서 미국에 더욱 의존하는 상황으로 몰고 갔다”.

미어샤이머는 “미국은 중동과 동지중해, 이스라엘과 홍해 일대에 수많은 군사 자산을 배치해 두고 있다. 이란뿐 아니라 후티, 헤즈볼라까지 이스라엘의 전쟁에 개입하며 미국도 깊숙이 얽혀 있다. 이는 1973년이나 그 이전에는 없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을 포함한 신보수주의 동맹은 무력으로 이란의 핵 농축 프로그램을 파괴하고 정권을 붕괴시켜 친미 정부를 세울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런 환상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에서도 모두 처참히 실패한 바 있다.

또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자행 중인 대학살과 집단 아사, 서안지구에서의 급속한 인종 청소에서 국제사회의 시선을 돌리려 한다. 현재 가자의 인터넷은 전면 차단됐고, 서안지구는 완전 봉쇄된 상태다.

미어샤이머는 “이스라엘은 전면전이 벌어지면 팔레스타인 상황에 관심을 덜 기울일 거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비교적 평온한 시기에는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일들도, 전면전 속에서는 허용된다. 그러니 더 키우자는 거다. 전면전을 통해 가자에서, 가능하다면 서안에서도 대규모 정화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란의 공격은 수백 명, 수천 명의 사망자를 초래할 것이다. 이란은 이번 전쟁을 시아파 전체를 겨냥한 전쟁이라며 시아파 세계의 연대를 호소할 것이다. 시아파 인구가 200만 명에 달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그리고 파키스탄, 바레인, 터키 등지에도 시아파 공동체가 존재한다. 이라크는 시아파 다수 국가다.

시아파가 주도하는 바그다드 정부는 이란 편에 설 것이다. 예멘은 홍해를 오가는 선박을 계속 공격하고, 드론을 통해 이스라엘을 타격할 것이다. 헤즈볼라 역시 약화됐지만 북부 이스라엘을 다시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 중동의 미군 기지는 물론, 미국 본토에 대한 테러나 페르시아만의 석유 생산시설에 대한 대규모 파괴 공작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은 곧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할 전망이다. 전쟁은 핵무기 개발을 정당화하는 강력한 유인이 될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미 수백 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이 핵을 보유하게 되면, 사우디아라비아가 그 뒤를 이을 것이고, 터키, 이라크, 이집트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중동의 비확산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다.

미어샤이머는 “전쟁은 이란, 러시아, 중국 간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을 모두 등 돌리게 만들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와 중국은 밀착됐고, 중동 상황 속에서 이란과 러시아도 가까워졌다”고 했다.  

이어 미어샤이머는 이렇게 덧붙였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돕고 있다면, 러시아는 이란을 돕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워싱턴을 적대하는 구조는 미국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다. 러시아와 이란이 손잡고 이스라엘과 미국에 맞서는 것도 마찬가지다. 만약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 간 전쟁이 본격화된다면, 러시아도 결국 개입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는 이제 이란의 전쟁을 뒷받침해야 할 이해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은 수개월, 아니 수년에 걸쳐 지속될 수 있다. 처음엔 주로 공중전 양상을 띠겠지만, 이란을 완전히 제압하려면 미국이 병력 수십만에서 백만 명을 동원해 이란을 침공하고 점령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점령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굴욕적인 패배를 반복할 뿐이다.

이스라엘과 신보수주의자들은  대규모 공습으로 이란을 굴복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환상이다.  2003년 이라크 침공의 실패를 반복할 것이다. 특히 지하 핵시설을 파괴하려면 막대한 폭탄이 필요하다. 이스라엘이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 지도부, 나스랄라 총서기를 제거할 때 사용한 것도 무게 1톤(2,000파운드)의 관통폭탄(JDAM)이었다.

크록은 “F-35 전투기에 JDAM을 실으려면 한 기체당 약 14톤을 감당해야 한다. 무게뿐 아니라 연료 문제도 있다. 중간에 한 번, 두 번 급유해야 할 수도 있고, 방공망 제압까지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작전이 필요하다. 과연 미국이 이걸 감당할 수 있을까? 이란은 다양한 방공 시스템과 고성능 레이더, 심지어 지평선 너머까지 감지하는 레이더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과 신보수주의자들은 왜 이란과 전쟁을 벌이려는가? 이란이 위반하지도 않은 핵합의에서 왜 일방적으로 이탈했는가? 탈레반과 알카에다, ISIL의 숙적인 정부를 왜 악마화하는가? 이미 위험천만한 중동을 왜 더 불안정하게 만드는가?

장군, 정치인, 정보기관, 신보수주의자, 무기업체, 전문가라는 사람들, 유명 해설가, 그리고 이스라엘 로비스트 중 누구도 지난 20년간의 군사적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그들은 희생양이 필요하다. 이번엔 그것이 이란일 뿐이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의 치욕, 시리아와 리비아의 실패한 국가, 처음엔 미국이 훈련시키고 무장까지 해줬던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창궐, 세계 곳곳에서의 테러. 이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을 이란에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초래한 혼란은, 결국 이란을 중동의 패권국가로 만들어 줬다. 미국은 그걸 되돌리는 방법으로 전쟁 외엔 알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제법은 물론 9천만 이란 국민의 권리도 무시된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리비아, 예멘, 시리아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란 국민은 국가 체제에 어떤 불만을 갖고 있든 미국을 동맹이나 해방자로 보지 않는다. 침공과 점령은 더더욱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저항할 것이다. 그리고 결국 미국과 이스라엘이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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