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뒤에 숨은 미국의 내정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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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4-25 14:46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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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뒤에 숨은 미국의 내정간섭
중국 외교부는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미국 국무부가 홍콩의 민주주의·자유·법치 상황을 폄훼하고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내용의 ‘2026년 홍콩 정책 보고서’를 발표한 사실을 강력히 비판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또다시 거짓과 허위 사실로 가득 찬 보고서를 발표하며 홍콩 문제에 대해 부당한 논평과 내정간섭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궈 대변인은 “홍콩 반환 이후 중국 정부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항인치항(홍콩인이 홍콩을 통치한다)’ 그리고 고도의 자치권을 일관되고 확고하게 이행해 왔다”라며 “홍콩 국가보안법과 홍콩 국가보안령의 제정 및 시행은 홍콩 주민이 법에 따라 누리는 권리와 자유를 더욱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증진하며, 국제 사회의 정당한 권익을 더욱 잘 보장해 왔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홍콩 특별행정구의 법 집행 및 사법 기관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불법·범죄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합법적이고 정당하며 비난받을 여지가 없다. 현재 홍콩은 번영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발전 단계에 진입했다. ‘일국양제’ 원칙의 보장 아래 제15차 5개년 계획이라는 새로운 여정 속에서 홍콩의 장래는 더욱 밝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홍콩이 ‘중국의 홍콩’이며, 홍콩 문제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임을 강조한다. 중국 정부는 국가 주권, 안보 및 발전 이익을 수호하려는 확고한 의지를 갖추고 있다. 미국은 국제법 원칙과 국제 관계의 기본 규범을 준수하고, 홍콩 문제와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일체 행위를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항의했다.
한국 내에서도 국가보안법 폐지 목소리가 높아질 때면 어김없이 홍콩 국가보안법이 사례로 등장하곤 한다. 이른바 ‘중국도 국가보안법이 있다’는 주장을 내세워 국내 국가보안법 폐지의 당위성을 희석하려는 의도다.
이러한 맥락에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이하 홍콩국안법) 실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0년 6월 30일 제13차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채택 및 시행된 홍콩국안법은 총 6개 장과 66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내용은 일반 규정, 임무 및 기관, 범죄 및 처벌, 관할 및 절차, 홍콩 내 중앙정부 국가 안보 기관, 부칙 등을 다룬다.
홍콩국안법 전문에 따르면, 이 법은 국가 안보를 수호하고 분리 독립, 국가 권력 전복, 테러 활동, 외부세력과의 결탁 등 홍콩 특별행정구와 관련된 범죄를 예방·저지·처벌하며, ‘일국양제’ 원칙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이행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각 장의 핵심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제1장(총칙): 법률의 목적과 근거를 명시하며, ‘일국양제’와 ‘항인치항’, 고도의 자치권 유지를 강조한다. 또한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 수호가 모든 중국인의 공동 의무임을 밝히고 있다.
② 제2장: 홍콩 특별행정구의 헌법적 책임을 규정하며, 행정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홍콩 특별행정구 국가안보수호위원회’ 설립 및 업무 조율 책임을 명시한다.
③ 제3장: 네 가지 주요 범죄 유형(분리 독립, 국가 권력 전복, 테러 활동, 외부세력과 공모하여 국가 안보 위협)과 그에 따른 처벌을 규정한다.
④ 제4장: 관할권, 사법 절차 및 적용 법률 원칙을 규정하여 공정하고 효율적인 법 집행을 보장한다.
⑤ 제5장: 홍콩 내 ‘중앙인민정부 국가안보수호공서’를 설치하여 국가 안보 수호 임무를 수행하도록 한다.
⑥ 제6장: 법률 시행일 및 기타 관련 사항을 다룬다.
특히 제1장의 제4조와 제5조는 인권 보호와 법치주의를 명문화하고 있다. 제4조는 국가 안보 수호 과정에서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함을 명시하며, 홍콩 기본법과 국제 인권 규약에 따른 언론·출판·결사·집회·시위의 자유를 법에 따라 보호한다고 규정한다.
제5조는 법치주의 원칙을 강조한다.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법률에 명시된 범죄만 처벌하며, 무죄 추정의 원칙을 견지한다. 또한 형사 피의자와 피고인의 변호권을 보장하며,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동일 행위로 다시 재판받거나 처벌받지 않음을 명시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홍콩국안법이 표현 및 집회의 자유 보호, 무죄 추정의 원칙, 법치주의 등을 명확히 다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제3장의 ‘외부세력 공모죄’는 국가 기밀 절취, 간첩 행위, 외부세력으로부터 지시나 자금 지원을 받는 행위 등으로 그 범위를 명시하고 있다. 구체적인 처벌 사례로는 ▲중국에 대항한 전쟁 또는 무력 위협 ▲정책 시행 방해 ▲선거 조작 ▲대중국 제재 및 적대 행위 ▲정부에 대한 증오심 선동 등으로 국한된다.
이는 사실상 대한민국의 간첩죄 수준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우리나라도 2026년 2월 형법 제98조(간첩죄)를 개정하여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를 위해 국가기밀을 탐지·수집·유출하는 행위 등을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상과 신념을 처벌의 대상으로 삼아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충돌하는 한국의 국가보안법과 달리, 홍콩국안법은 사상에 관한 검열 조항이 없고, 인권 존중과 법치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일제의 치안유지법에서 유래하여 기득권의 의도에 따라 민간인 감시와 사건 조작에 악용되어 온 한국의 국가보안법과는 그 궤를 달리하는 셈이다.
한편, 2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뇌물방지작업반(WGB)이 한국 정부에 검찰청 폐지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립 관련 입법 초안 공유를 공식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OECD 보고서는 미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국제기구 자료로, 미국은 이를 자국의 투자 환경 보고서 등에 인용하며 타국을 압박하는 도구로 활용해 왔다.
미국은 자국 이익을 위해 다양한 보고서를 발간하며, 오도된 내용을 근거로 전 세계 국가를 상대로 제재와 내정간섭을 일삼고 있다. 미 정부는 통상법과 외교원조법 등에 근거해 타국의 인권·경제·안보 실태를 정기적으로 평가한다.
국무부는 ‘국가별 인권 보고서’,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 등을 통해 경제 제재의 명분을 쌓고, 무역대표부(USTR)는 ‘스페셜 301조 보고서’ 등을 통해 무역 보복의 도구로 활용한다.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와 노동부의 ‘아동노동 실태 보고서’ 역시 상대국의 금융과 무역을 압박하는 기제로 작동한다. 나아가 세계은행(World Bank)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는 이러한 미국의 보고서를 핵심 지표로 삼아 타국의 국제 신인도에 타격을 입히기도 한다.
이처럼 미국발 보고서들의 공통된 지향점은 타국에 대한 경제 제재, 정치적 압박, 군사적 무기 구매 강요, 내정간섭으로 수렴된다. 최근 발표된 ‘2026년 홍콩 정책 보고서’ 또한 중국을 정치적으로 흔들기 위한 도구였으나, 중국은 이에 정면으로 일침을 가한 것이다.
그뿐 아니라 북한에 직접 방문하여 실태를 파악하지 않고 일부 탈북 극우자들의 일방적 주장을 근거로 북한을 악마화하는 ‘북한 인권 보고서’에 대해 북한 역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 처지에서 볼 때 한국을 미국의 전략적 입맛에 따라 규정하는 각종 보고서에 대해서 이제는 주권국가로서 당당하게 대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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