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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어머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통일부앞 1인시위 나선 '북송 희망' 김련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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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2-26 05:28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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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이 있는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김련희 씨가 2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무기한 1인시위에 돌입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아버지, 어머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통일부앞 1인시위 나선 '북송 희망' 김련희 씨
                                                                                                                                                 김치관 기자  
“아버지, 어머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정말 많이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을께요. 최선을 다하고 있고요, 제가 할 수 있는 것 정말 최고를 다하고 있으니까, 제가 가는 날까지 꼭 건강하셔서, 살아계셔서 저를 맞아주시기 바라고요. 사랑하는 남편 그리고 딸, 엄마가 갈 때까지 제발 그때까지 건강하길 바랄께.”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속아서 남쪽으로 왔다며, 가족이 있는 북으로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는 탈북민 김련희 씨가 24일 통일부 앞에서 무기한 1인시위에 돌입하며 북쪽 가족들에게 이같이 전했다.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한 채 목발에 의지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련희 씨는 “사랑하는 남편과 딸한테 가고 싶은 것, 내집에 가고 싶은 것, 그것 밖에 바라는 것 아니다”며 “가족 곁으로 가는 날까지, 내가 내집으로 갈 수 있는 그날까지 할 거다”고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 점심시간을 이용한 1인시위는 공무원과 기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점심시간에 오가는 공무원과 기자들을 상대로 1인시위를 벌인 김 씨는 “5년 세월을 정말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기다렸지만, 지금에 와서 내가 정말 믿을 수 없는 걸 믿고, 기대할 수 없는 것을 기대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내가 길을 열 거고, 걸어갈 거고, 내 인권은 내가 지킬 거”라고 했다.
 
김련희 씨는 2011년 친척을 만나러 중국에 갔다가 한국에 가면 돈을 벌 수 있다는 탈북브로커에게 속아 여권을 빼앗긴 채 한국으로 왔다. 이후 간첩 행세까지 하며 북한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정부는 관련 법규정이 없다며 북송을 거부하고 있다.
 
김 씨는 “남북 간에 더 긴장되고 이런 조건을 보면서 내가 집으로 가는 길이 좀더 늦어지지 않을까 겁을 먹게 되고 두렵기도 하다”면서도 “나 하나 만이라도 보내주면 남북 간에 실오리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좀더 한발짝 가까이 갈 수 있고 서로 평화나 화해할 수 있는 건덕지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1인시위에 동참한 최재봉 목사는 “인권이 있다면 김련희 씨를 송환하고, 김련희 씨를 보내지 못한다면 인권을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1인시위는 송환될 때까지 무기한으로 진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24일 낮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시위에 나선 김련희 씨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통일뉴스 : 오늘 1인시위에 나서게 된 이유는?
 
   
▲ 무기한 1인시위에 나선 김련희 씨.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김련희 : 5년이다. 5년 동안 다른 것 바라는 것 아니다. 여러분 모두 가지고 있는 초보적인 인권, 사랑하는 남편과 딸한테 가고 싶은 것, 내집에 가고 싶은 것, 그것 밖에 바라는 것 아니다. 남의 것 빼앗고 남의 것 가지자는 것 아니다.
 
통일부에서는 절대로 나를 보낼 수 없다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고, 적십자는 전쟁 때 산생된 이산가족이나 책임지지 나 같은 것은 관심이 없다고 한다. 이 나라 정부를 지금까지 믿고 ‘언젠가는 보내주겠지’ 기대하고 5년 세월을 정말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기다렸지만, 지금에 와서 내가 정말 믿을 수 없는 걸 믿고, 기대할 수 없는 것을 기대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나라 정부가 지키고 찾아줄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내 인권은 내 스스로 찾고 내 스스로 지켜야 되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누가 인도주의적으로 보내주고 길을 열어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을 거다.
 
내가 길을 열 거고, 걸어갈 거고, 내 인권은 내가 지킬 거고, 그렇게 해서 끝까지 내 부모님과 내 남편, 내 딸한테, 내 가족 곁에 갈 거다.
 
□ 오늘부터 1인시위를 시작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 가족 곁으로 가는 날까지, 내가 내집으로 갈 수 있는 그날까지 할 거다. 사고가 나서 발이 상해 오랜 시간을 서있지는 못할 것 같다. 지금 생각으로는 11시부터 1시까지 1인시위를 하려고 한다.
 
□ 다리는 어쩌다 다쳤나?
 
■ 계단을 내려오다가 갑자기 발을 욱질러서 인대가 파손됐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깁스하고 있는데, 3주 정도 깁스하면 괜찮다고 한다. 이런 아픔 같은 건 아무 것도 아니다.
 
□ 북측 가족들도 북측 언론을 통해서 돌아오길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안다. 이 기회에 북측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아버지, 어머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정말 많이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을께요. 최선을 다하고 있고요, 제가 할 수 있는 것 정말 최고를 다하고 있으니까, 제가 가는 날까지 꼭 건강하셔서, 살아계셔서 저를 맞아주시기 바라고요. 사랑하는 남편 그리고 딸, 엄마가 갈 때까지 제발 그때까지 건강하길 바랄께.
 
□ 최근 들어 남북관계가 더 얼어붙은 상황이다. 이전 비전향장기수 송환 경험을 보더라도 남북관계가 풀렸을 때 송환 가능성이 더 높아질 텐데, 지금 상황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 최재봉 목사가 1인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안타깝다. 내가 그전에 평양에 있을 때는 정말 나 하나의 생각, 나 하나의 울타리, 나 하나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와서 오랫동안 가족하고 생이별해 보고 남쪽에 와서 생활해 보니까 나 하나만이 겪는 고통이 아니고 나 하나만의 슬픔이 아니라는 것, 이 한반도의 모든 국민이 아파하고 힘들어 하고 모두가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원래 처음에는 나를 생이별시키는 이 정부가 미웠고 증오스럽고 정말 욕이 나갔지만 지금은 그런 미움 같은 것은 다 없어졌다. 그 사람들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이 나라가 분단된 것이 잘못이다. 그 사람들도 아마 집에 가면 자기 처자나 부모님 볼 때마다 ‘우리가 저 여자 보내야 하는데 보내지 못하는 것 좀 안타깝다’ 이런 생각을 한번씩 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저 인도주의적으로 기다렸지만 남북 간에 더 긴장되고 이런 조건을 보면서 내가 집으로 가는 길이 좀더 늦어지지 않을까 겁을 먹게 되고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이럴 때, 이렇게 남북 간에 실오리같은 명줄인 평화의 개성공단까지 끊긴 이 상황에서 나라도, 나 하나 만이라도 보내주면 남북 간에 실오리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좀더 한발짝 가까이 갈 수 있고 서로 평화나 화해할 수 있는 건덕지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온전한 정신 가지고 평화를 바라고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그런 권력자들이라면 제발 이런 긴장된 냉전 속에서 나 하나를 인도주의적으로, 동포애적으로 고향에 보냄으로써 남북 간에 좀더 한발짝 따뜻하고 가까운 이런 길을 열었으면 좋겠다.
 
□ 남쪽 땅에 와서 돌아가는 것이 일차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생활을 해야 할텐데 지금 생활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나?
 
■ 내가 갈 때 ‘돈을 벌어 간다, 뭘 많이 가져 간다’ 그런 건 아니지 않나. 그냥 살아서 내 가족을 만나겠다는 생각이잖나. 그러니까 현재 내가 굶지만 않고 명만 유지하면 되는 거다.
 
이제는 회사 같은데 나가려고 해도 너무 부담이 된다. 경찰이나 보호관찰소에서 계속 수시로 전화 오고 회사에 찾아오고 하니까 회사도 부담되니까 ‘좀 나가달라’고 해서 회사에서 쫓겨났다. 아무데나 다시 들어가려고 해도 부담돼서 나를 받아주는 데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가까운 분들하고 함께 있기 때문에 먹고 자는 것은 그냥 공짜다.
 
 
   
▲ 발을 다쳐 깁스를 한 채 목발을 짚고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련희 씨.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오늘 1인시위에 성원하는 이들이 함께 나온 것 같다.
 
■ 남조선 하게 되면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아프고 고통스런 순간이었지만 지금 보면 내가 힘들 때, 내가 눈물 흘릴 때 내 눈물 닦아주고, 아플 때 내 상처 어루만져주고 내 곁에 있어준, 내 손 잡아준 분들이 소중한 남녁의 동포들이었다.
 
특히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에서 처음에 내 기사가 나갔을 때 아무런 거부감 없이 그냥 사상과 체제 그런 것 떠나서 인도주의적으로 ‘이건 종교인들인 우리가 맡아서 고향으로 보내야겠다’ 이런 생각으로 처음부터 시작했고, 오늘도 1인시위인데 불편한 몸이니까 걱정도 되고 해서 가지 못하고 옆에서 계속 기다리는 것 같다.
 
이분들 정말 너무 감사하고 고맙고 평생 내가 잊지 못할 따뜻한 분들인 것 같다.
 
[출처: 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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